두 달 앞 다가온 재보선…민주·정의당, 창원성산 단일화 가능할까

창원성산 사활 건 정의당…이기면 ‘의미·실리’ 모두 챙겨
흩어지면 힘들지만…쉽지 않은 창원성산 단일화 고차방정식
10명 출사표 낸 통영고성…통진당 해산 ‘공안통’ 정점식 등록
  • 등록 2019-02-04 오전 8:00:00

    수정 2019-02-05 오전 7:28:20

정의당 이정미 대표(왼쪽)와 여영국 창원성산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1일 오후 창원시 성산구 가음정시장을 찾아 시민에게 명절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4·3 재·보궐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경남 창원·성산에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이른바 범진보 진영이 후보단일화를 두고 물밑 눈치싸움을 벌이는 분위기다. 2016년 국회의원 선거 때는 이군현 전 의원의 단일출마로 무투표 당선지역이었던 경남 통영·고성은 벌써 10여명이 예비후보가 등록하는 등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창원성산 사활 건 정의당…승리시 ‘의미·실리’ 모두 챙겨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의당은 설 연휴가 끝난 뒤부터 경남 창원·성산 보궐선거에 사실상 모든 당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정의당은 이미 여영국 전 경남도의원을 당 단일 예비후보로 결정하고 이정미 대표와 함께 지역에서 표밭을 다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17일 신년 기자회견부터 “창원·성산 보궐선거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며 의지를 다졌다.

정의당이 창원·성산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재탈환 시 단순히 1석 이상의 의미와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창원·성산은 보수성향이 짙은 경남에 자리했음에도 17대, 18대 총선 때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 20대에는 노 전 의원이 당선돼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린다. 정의당으로서는 창원·성산에서 승리하면 이 같은 상징성을 이어가는 동시에 ‘노회찬 유지 계승’에도 더 큰 동력을 실을 수 있다.

실리적인 면에서는 공동교섭단체 지위를 회복할 수 있다. 앞서 정의당은 민주평화당(14석)과 함께 20석을 만들어 공동교섭단체로 활동했으나 노 전 의원의 사망으로 인해 지위를 상실했다. 평화당은 무소속 손금주·이용호 의원을 영입을 시도했으나 불발에 그쳐 양당 모두 현재까지 교섭단체지위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이정미 대표 역시 “짧았지만 강력했던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를 부활시킬 것”이라고 강조한다.

손석형 민중당 창원성산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지난달 28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보진영 후보단일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흩어지면 힘들지만…쉽지 않은 단일화 고차방정식


범진보 진영의 고민은 단일화다. 단일화해야 당선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이를 쉽게 제안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범진보진영은 단일화에 실패한 19대 총선에서는 강기윤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 의원에게 패했으나 단일화에 성공한 20대 총선 때는 노 전 의원이 승리했다. 최근 여론조사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준다. 강기윤 전 의원은 이번에도 예비후보로 등록, 재탈환을 노리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도 단일화 의견이 있지만 해당지역에 다수의 후보들이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표밭을 다지고 있는 상황에서 쉽게 말하기 어렵다. 앞서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반문연대에 맞서기 위한 범진보진영을 강조하며 “창원성산 지역구를 정의당에 양보해야 한다”고 썼다가 해당 지역 당원의 뭇매를 맞고 사과했다. 현재 민주당은 거제시장 출신인 권민호 창원성산 지역위원장과 한승태 전 조선대 연구교수 등 2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정의당은 먼저 민중당과의 단일화부터 쉽지 않다. 정의당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제안하나 민주노총을 기반으로 둔 민중당은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를 통한 진보단일화를 주장,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민주노총도 지지기반 중 하나인 정의당으로서는 민중당의 제안을 마냥 무시하긴 어렵다. 반면 민중당-정의당-민주당이 동일선상에서 하는 단일화는 급진적인 민중당을 부담스러워하는 민주당이 거부할 가능성이 높아 정의당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 단일화 과정에서 잡음이 클 경우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현재 민주당과 정의당 모두 공식적으로 “단일화는 추후 논의할 문제이고 지금은 후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답변한다. 하지만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지난 13일 기자회견 뒤 간담회에서 “지역에서 다문화 지원을 오랫동안 해온 이철승 목사님이란 분이 있는데 저번(19대 총선) 단일화 때도 그분이 역할을 하셔서 잘 됐다. 아마 잘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 등을 고려할 때 범진보 단일화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경남 통영고성 재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정점식 자유한국당 예비후보. 사진은 헌법재판소가 지난 2014년 통합진보당의 해산을 결정한 뒤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벌써 10명 출사표 낸 통영고성…‘공안통’ 정점식 등록


전통적인 보수텃밭으로 분류되는 경남 통영고성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이군현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무투표로 당선된 지역이다. 민주당은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 국회의원 선거 무투표 당선은 소선구제가 도입된 1988년 13대 총선 이후 처음이라 관심을 모았다. 이 전 의원은 보좌진 월급을 불법으로 빼돌려 사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2월 결국 의원직을 상실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무투표 지역이었던 통영고성은 4일 현재 벌써 10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오히려 창원성산(6명)보다 예비후보가 많다. 민주당은 양문석 전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을 포함한 5명, 한국당은 서필언 전 행정안전부 1차관을 포함 3명이 후보를 냈다. 박청정 대한애국당 예비후보, 허도학 무소속 예비후보도 출사표를 던졌다.

눈에 띄는 이는 한국당 예비후보인 정점식 전 대검찰청 공안부장(검사장)이다. 정 전 검사장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법무부 장관을 하던 시절 통합진보당 해산을 주도한 ‘위헌 정당·단체 관련 대책 태스크포스(TF)’의 팀장을 맡았던 공안통이다. 대검찰청 공안 1·2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2차장 등 공안요직을 모두 거쳤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6월 인사에서 사실상 무보직 상태인 연구보직으로 발령 나자 사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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