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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중 한명 신규 선임‥은행 임원 만 55세 내외로 젊어져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설립예정)·NH농협금융을 포함한 5대 금융지주와 은행의 상무와 부행장보급 이상 143명의 임원(CEO 제외) 가운데 36명이 올해 신규 선임됐다. 전체 임원 4명 가운데 1명(25%)꼴로 젊은 피를 수혈한 것이다. 대신 최소 46명이 자리를 비워줬다. 신규 선임된 임원보다 더 많은 임원이 짐을 싼 셈이다. 임원 대우를 받는 본부장급을 포함하면 교체 폭은 훨씬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주요 금융그룹의 세대교체 바람도 거셌던 것은 조직의 활력을 불어넣고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려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선 결과다. 특히 우리금융지주(신설)의 손태승 회장(내정)이나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등이 지주회사 CEO로서 사실상 첫 인사를 단행했다는 점도 인사 폭을 키웠다.
주요 금융그룹 중 가장 빨리 인사를 단행한 우리은행은 9명의 부행장을 모두 교체했다. 신설한 부행장보 직책에 상무급을 중용했다. KB금융과 국민은행은 부사장과 부행장을 전원 교체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인사 시기를 약 두 달 앞당겼고 계열사 CEO 평균 연령 또한 3.3세 젊어진 57.3세로 내려가면서 ‘파격 인사’라는 평을 받고 있다. NH금융지주 역시 은행 임원 14명 가운데 9명을 교체하는 큰 폭의 인사를 통해 조직쇄신 의지를 확실하게 각인했다.
특정지역 쏠림이나 계파에 민감한 은행권 특성상 출신지역과 대학도 고르게 배분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승진자를 뽑을 때 출신 지역이나 학교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시중은행이 다양한 인재를 골고루 활용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고속 승진자 여럿‥여풍도 거세
이번에 발탁된 신규 임원 중 눈에 띄는 것은 역시 고속승진자들이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신한금융지주 이인균 상무다. 그는 이번 인사를 통해 경영지원팀 부장에서 상무로 직행했다. 조용병 회장이 신한은행장이던 시절 비서실장을 맡았고 지난해에는 신한금융 경영지원팀 부장으로 조 회장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와도 인연이 깊다. 2008년 진 행장 내정자가 오사카지점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부지점장을 지냈다. 이 상무는 인사와 이사회, 주주총회 관리를 맡을 예정이다. 신한은행장으로 발탁된 진옥동 전 부사장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KEB하나은행이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한 이노베이션·ICT그룹 겸 업무프로세스혁신본부에 선임된 권길주 부행장도 눈에 띈다. 이번 인사는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권 부행장은 디지털 트렌드 변화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됐다. 외환은행 출신인 권 부행장은 1960년생으로 은행과 계열사인 하나SK카드(현 하나카드)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외부 전문가도 중용됐다. 황원철 우리은행 디지털그룹장(CDO·상무)도 이번에 신규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황 상무는 휴렛팻커드(HP), KB투자증권, 동부증권, 하나금융투자에서 금융 결제시스템, 디지털 솔루션 개발 등을 총괄한 디지털 전문가다. 우리은행이 민영화한 이후 영입된 최고위급 인사다.
1970년생인 서윤성 신임 농협은행 부행장은 은행권에서 가장 젊은 임원이란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변호사로 활약하다 2017년 1월부터 농협은행 준법감시인 겸 금융소비자보호부문장을 맡아왔으며 이달 초 부행장보에서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여성 인재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조순옥 KB국민은행 준법감시인(상무)은 은행권 최초의 여성 준법감시인이 됐다. 그는 국민은행 수신부장과 무교동 지점장. 북부지역영업그룹 대표를 지낸 영업통이다. 우리은행의 송한영 상무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송 상무는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기업영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