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어요]크루즈 디젤 ‘이 연비 실화냐’…산비탈길 주행에도 ‘16.7㎞/ℓ’

  • 등록 2017-11-09 오전 5:30:00

    수정 2017-11-09 오전 5:30:00

쉐보레 올 뉴 크루즈 디젤. 한국GM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지난 6일부터 사전계약에 돌입한 쉐보레 올 뉴 크루즈 디젤. 지난 2015년 말리부 디젤의 단종 이후 한국GM이 2년여 만에 내놓은 디젤 세단으로, 절대적 위기 상황인 회사의 명운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관심을 모으는 모델이다.

가솔린 모델 출시 당시와 마찬가지로 가격 공개 이후 여러 잡음이 나오고 있지만, 차에 대한 회사의 자신만큼은 확고했다. 연비가 중요한 덕목으로 작용하는 디젤차의 시승코스를 마련하면서도 자신 있게 ‘업&다운 힐’이 잦은 경기도 양주의 산길을 추천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출발해 경기도 양주에 이르는 90㎞ 구간을 통해 짧은 시내와 고속도로, 긴 산길을 달리면서 크루즈 디젤의 탄탄한 기본기를 확인해봤다.

내·외관 디자인은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 차이가 없다. 실내 역시 가솔린 엔진보다 큰 디젤 엔진을 장착했지만, 공간의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주목해야 할 파워트레인은 최신 1.6 CDTi 디젤 엔진과 젠3 6단 자동변속기가 조화를 이뤘다. 최고출력 134마력과 최대토크 32.6㎏·m의 힘을 낸다. 경쟁 국산 준중형 디젤 세단과 비교해 제원상의 차이는 없다.

가솔린대비 높은 토크뿐 아니라 75~90㎏ 무거워진 공차중량을 극복하기 위해 서스펜션을 다시 설계한 덕에 산길 주행이 상당히 시원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와인딩 구간이었는데 특히 접지력이 훌륭하다. 내리막 코너 구간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도 밀림 현상 없이 핸들의 방향에 따라 민첩하게 반응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그렇다고 차가 지면에 쫙 붙어 달리는 느낌은 아니다. 오히려 차명 그대로 물 위에 떠있는 배의 느낌이지만 비교적 단단하게 세팅한 서스펜션과 조향성이 교묘하게 안정적인 주행으로 이어진다.

엔진소음 역시 잘 억제돼 있다. 크루즈에 탑재한 디젤 엔진은 뛰어난 정숙성으로 유럽에서는 ‘속삭이는 디젤(Whisper Disel)’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고속주행 시 풍절음은 잘 들어오지 않는 편이지만, 바닥에서 올라오는 진동과 소음은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준중형 디젤 세단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연비 역시 준수하게 나왔다. 연비주행을 전혀 하지 않았고, 급가속과 급제동을 끊임없이 반복했음에도 산길 주행을 마치고 계기판에 찍힌 실연비는 16.7㎞/ℓ였다. 공인 복합연비인 16.0㎞/ℓ보다도 높게 나온 것이다. 시승차에는 18인치 타이어가 장착된 점을 고려하면 더 인상적인 실연비인 셈이다.

가격과 편의사양은 여전히 신형 크루즈 디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대목이다. 올 뉴 크루즈 디젤의 판매가격은 2249만~2558만원이다. 경쟁 모델대비 가격 책정은 다소 높은 편이다. 편의사양 면에선 스마트폰 충전대를 설치하고 뒷좌석 열선시트와 에어덕트를 추가하는 개선을 이뤘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 필수적인 사양으로 꼽히는 앞좌석 열선과 전동시트등은 경쟁 모델과 달리 저가 트림에서는 선택할 수 없다. 각각 디럭스와 LTZ 트림 이상에서 장착할 수 있고, 진동시트는 시트패키지를 더 추가해야 한다.

쉐보레 올 뉴 크루즈 디젤. 한국G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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