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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금융개혁의 절박함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26일 서울 중국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6 이데일리 대한민국 금융산업대상’ 축사에서 금융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도요새의 비유를 들면서다. 그는 “도요새는 겨울을 날기 위해 시베리아에서 남하해 우리나라에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호주까지 일주일간 먹지도 자지도 않고 날아간다고 한다”며 “날갯짓을 멈추지 않고 가는 도요새의 절박함이 우리 금융권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권은 변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절실함을 갖고 금융개혁의 주역으로 나서야 한다”며 “금융당국도 항상 현장을 중심에 두고 진정성 있는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임 위원장은 지난해 검사 및 제재, 금융규제, 금융 관행의 개혁을 통해 금융당국의 역할을 코치에서 심판으로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통해 금융회사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확대한다는 포석이었다. 이에 따라 핀테크 육성,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사모시장 확대 등 일부 혁신적인 조치들이 잇따라 현실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 위원장은 특히 금융사들에 대해 신뢰를 강조했다. 그는 “금융권 외부에서 금융을 바라보는 시각은 꽤 차갑다”며 “금융수요자들은 금융회사가 자신의 편이라는 믿음이 부족하고, 저금리 고령화로 커진 금융수요를 충족시켜 줄 실력을 갖추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우리 금융이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때”라며 “금융시장의 판을 흔드는 혁신적이고 유용한 서비스가 많이 나와 금융 개혁의 꽃을 활짝 피워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계좌이동제 전면시행, 절세 만능통장인 ISA 도입, 자문업 활성화와 연금자산관리 효율화 등을 통해 안정적인 자산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크라우드 펀딩 제도 도입과 중금리 대출 활성화 등을 통해 서민과 창업 초기기업의 자금조달 애로를 줄일 새로운 채널 마련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임 위원장은 “금융규제완화로 확대된 자율이 금융회사나 금융인의 사익을 앞세운 소비자 권리침해나 금융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권 스스로 시장의 규칙을 지키고 금융수요자를 존중하는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며 “정책 당국보다 금융수요자를 중심에 두고 수요자의 신뢰를 얻을 혁신의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