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녹번동 아파트값 36% 급등한 이유는?

재개발 사업으로 브랜드 아파트 3500가구 공급
  • 등록 2016-01-08 오전 6:00:00

    수정 2016-01-08 오전 8:11:45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은평구 녹번동은 서울의 대표적 집값 하위 지역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상황이 많이 바꿨다. 단독주택과 연립주택만 즐비하던 동네에 최근 유명 브랜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집값이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녹번동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3.3㎡ 당 평균 1354만원으로 연초(998만원)보다 35.7%(356만원) 치솟았다. 이는 은평구 전체 상승률(4.0%)보다 9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녹번동은 종로·광화문 등 서울 시내와 가깝다는 지리적인 장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월 말에는 평균 아파트값이 은평구에 속해 있는 11개동 중 6,7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 일년 새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지난해 말에는 은평뉴타운이 있는 진관동(1473만원), 은평구의 중심지인 불광동(1392만원)에 이어 3위까지 뛰어올랐다.

녹번동은 입지만 놓고 보면 꽤 높은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지하철3호선 녹번역을 이용하면 종로와 광화문까지 20분대에 이동할 수 있고, 강남의 웬만한 지역도 40분~1시간 내에 접근이 가능하다. 북한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어 자연 환경도 뛰어난 편이다.

하지만 단독주택과 연립주택 등 저층 주거지 중심으로 거주 환경이 형성돼 있어 선호도가 높지 않았다. 새 아파트 공급도 지난해 7월 입주한 북한산 푸르지오(1230가구) 외에는 지난 10여년간 전무했다.

녹번동 주택시장에 볕을 들게 한 주역은 재개발 사업이다. 최근 몇년 새 녹번동에서는 총 3건의 재개발 사업이 진행됐다. 가장 먼저 사업이 추진된 곳은 1-3지구로 대우건설이 2013년 공급한 북한산 푸르지오 아파트다. 녹번동 아파트값이 급등한 것도 이 단지가 입주한 지난해 7월부터다. 1~6월까지 거의 변동이 없던 녹번동 아파트값은 북한산 푸르지오 입주에 맞춰 3.3㎡당 1271만원으로 전달보다 26.0%(262만원) 올랐다.

이어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 1-2지구 재개발 단지인 래미안 베라힐즈 아파트(1305가구)를 분양했다.마지막으로 1-3지구는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아 내달 분양 예정이다. 총 952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오는 2018년 재개발 아파트들이 모두 완공되면 3500여가구 규모의 고급 주거 타운이 형성된다. 녹번동 G공인 관계자는 “이곳은 인근 은평뉴타운과 일산신도시 등에 밀리고 재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신규 아파트 공급이 뜸했다”며 “재개발 사업이 완료돼 브랜드 아파트촌이 형성되면 동네 분위기가 확 바뀌면서 집값도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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