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계좌이동제 본격 실시를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다양한 상품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는 가운데 ‘주거래 우대 상품’ 실적에 따라 은행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KEB하나은행 출범 이후 리딩뱅크 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은행들은 기존 고객을 지키면서 타행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선제 공략 나선 우리銀…결합 상품으로 특화 한 KB은행
은행권에서 계좌이동제에 대비해 가장 먼저 발빠른 행보를 보인 건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선제적으로 입출금 통장, 신용대출, 신용카드로 구성된 ‘주거래 패키지’ 상품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달 예·적금의 장점을 결합하고 복리 효과까지 있는 ‘우리 주거래 예금’을 출시했다. 이어 최근에는 계좌이동제 대비 3차 상품으로 ‘우리 주거래 통신·관리비 통장 대출’도 선보였다. 지난 10일 기준 주거래 통장(1조 5000억원), 주거래 대출(1조 2000억원), 주거래 신용카드 14만 3000좌의 실적을 기록 중이다. ‘우리 주거래 예금’ 도 출시한 지 한 달이 채 안 됐지만 3000억원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신한 ‘투 트랙’ 전략으로 차별화, KEB하나·NH농협 맹추격
신한은행의 경우 고객들의 금융 수요와 거래 상황이 다른 점에 주목해 계좌이동 대응 전략을 연령대별 금융 수요를 반영한 ‘투 트랙’ 전략으로 체계화했다. 40대 이하 직장인·주부 고객을 위해 급여이체 또는 생활거래실적(공과금이체, 신한카드결제)에 따라 수수료 우대 및 금리 우대 혜택을 주는 ‘신한 주거래 우대 패키지’를, 50대 이상 연금수급(준비) 고객에게는 연금 실적이 1원만 있어도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신한 미래설계 통장’을 제공한다. 출시 이후 37영업일(9일 기준) 만에 30만좌(신한 미래설계 통장·신한 주거래 우대 패키지 합산 기준)를 돌파하며 528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10월초에는 주거래 대출 및 카드가 포함된 ‘신한 주거래 우대 풀(Full) 패키지’ 도 출시할 예정이어서 상품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계좌이동제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성공은 결국 고객 관계 강화를 통한 금융정보 제공 등 금융 수요를 얼마나 충족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합 출범 직후 ‘행복투게더패키지’ 상품(행복투게더 정기예금 및 적금) 출시한 KEB하나은행은 통합은행 출범 축하메시지를 인터넷이나 모바일뱅킹에서 작성하면 0.3%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NH농협은행도 통장·적금·대출을 결합한 ‘NH주거래우대 패키지’를 선보인다. 입출금 통장인 ‘NH주거래우대통장’의 경우 연간 100만원 이상만 유지하면 최고 2%까지 금리 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 전국 2만6000개 가량의 농협은행과 지역농축협의 CD·ATM기에서 한도 제한 없이 수수료를 무제한 면제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NH주거래우대통장은 1% 저금리 시대에 최대 2%까지 금리를 주는 통장”이라며 “NH주거래우대 패키지를 통해 수수료 걱정이나 보이스피싱 걱정 없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만든 상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