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권가는 사상 유례없는 불황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후퇴의 후폭풍이 주식시장을 강타하면서 업계 분위기는 요즘 날씨만큼이나 싸늘하다. 이런 와중에 인력 채용을 늘리는 것은 언감생심이지만 그렇다고 아예 신입사원을 안 뽑을 수도 없는 노릇. 대다수 증권사는 제한적인 신규 채용을 시행 중이다.
증권가의 채용 규모는 줄었지만 지원자는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 가운데에서도 해외 명문대학 출신이나 변호사, 공인회계사(CPA) 등 우월한 스펙(경력)을 자랑하는 지원자의 수가 대폭 증가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높은 연봉과 좋은 복지조건 덕분에 매년 ‘신의 직장’ 리스트에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한국예탁결제원의 경우 고(高) 스펙 지원자들에게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10명 내외의 인원을 선발하는 올해 예탁원 신입 공채에는 3500명에 가까운 인재들이 지원, 경쟁률이 약 350대1에 달했다.
지원자 중에서는 미국 공인회계사(AICPA)와 국제재무분석사(CFA) 등 해외 자격증 소지자와 해외 대학 졸업자들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특히 변호사 15명을 포함해 공인회계사와 세무사 등 고소득 전문직 출신이 130명이나 됐다. 소위 ‘사(士)’자 전문직들은 과거 경력 공채에 지원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근래 들어서는 신입 공채 지원도 꺼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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