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우리은행이 서울시 전체 미분양의 3분 1 이상을 떠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대규모 5대 미분양 사업장을 분석한 결과, 5곳 중 4곳이 우리은행에서 집단 대출을 일으킨 것으로 조사됐다. 집단대출은 은행이 아파트 분양자들에게 중도금과 잔금을 단체로 빌려주는 것이다.
12일 국토해양부 주택정책과 따르면 우리은행을 통한 집단대출이 서울 지역 전체 미분양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7월 말 서울지역 전체 미분양은 총 3146채다. 이중 우리은행의 집단대출은 1094채 이상이다. 서울시 5대 미분양 단지의 집단대출 은행을 조사한 수치다.
서울시 5대 미분양 단지는 답십리 래미안위브, 아현 래미안 푸르지오, 영등포 아트자이, 천호 신동아 파밀리에, 미아 뉴타운 두산위브 등으로 총 1385채다. 이중 전체가 미분양(291채) 된 영등포 아트자이를 제외한 모든 단지가 우리은행 집단대출이다. 이중 가장 많은 단지는 동대문구 답십리동 16주택 재개발한 답십리 래미안위브로 전체 957채 중 533채가 미분양이다. 아현뉴타운 3구역을 재개발해 분양한 아현 래미안 푸르지오는 전체 826채 중 324채가 뒤를 이었다. 그밖에 천호 신동아 파밀리에와 미아 뉴타운 두산위브의 미분양이 각각 169채와 68채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은 올 들어 공격적으로 집단대출을 늘리면서 가계부채에 역주행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우리은행의 집단대출은 15.3%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1조원이었던 집단대출 규모가 올 상반기 1조원이 늘어 2조 2000여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타은행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집단대출을 줄이는 추세다. 최근 집값 하락으로 분양을 받은 사람들이 대출금을 갚지 않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은행의 집단대출 연체율은 크게 상승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말 1.18%였던 전체 집단대출 연체율은 5월 말 1.71%까지 상승했고, 주택대출 평균 연체율(0.85%)의 두 배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