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의무비율 유지..중층 재건축 `희비교차`

압구정현대·대치은마 "사업추진 걸림돌"
잠실주공 5단지 "예상했던 일" 차분한 반응
  • 등록 2009-07-26 오전 10:40:00

    수정 2009-07-26 오전 9:46:50

[이데일리 김자영기자] 서울시는 지난 22일 아파트 재건축 사업에서 전용면적 60㎡이하 아파트를 전체 가구수의 20% 이상 짓도록 하는 소형주택의무비율을 종전과 같이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10층 이상의 강남지역 중층아파트의 경우 사업추진에 악재가 불거졌다는 반응이다. 이들 아파트는 대부분 중대형아파트로 구성돼 있으며 기존 용적률도 높은 상황에서 소형주택의무비율까지 현행대로 유지될 경우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

반면 소형주택의무비율 적용을 염두에 두고 사업계획을 마련했던 잠실주공5단지는 담담한 반응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24일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압구정 현대아파트 주민들은 인근 현대백화점에서 현대아파트 재건축 추진 관련 중간 설명회를 가졌다.

집주인들은 이날 설명회에서 중대형아파트으로만 이뤄진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경우 소형을 의무적으로 건립하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명회에 참석한 압구정 센츄리 21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은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서두르기보다는 여유를 갖고 사업계획을 다시 세워보자는 쪽으로 결론지었다"며 "서울시가 초고층 재건축을 허용한 마당에 전용 60㎡ 이하 소형 건립을 의무화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라며 시와 타협점을 찾자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2010년 5월 경에 재건축 사업추진위원회 설립승인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소형 의무비율을 적용할 경우 수익성이 악화돼 현재로선 일정대로 진행될지 조차 불투명하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102㎡와 112㎡의 중형아파트로만 이뤄져 있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역시 악재가 터졌다는 반응이다.

대치동 프라자공인 관계자는 "은마아파트의 경우 집주인 대부분이 대형(분양면적 132㎡ 이상)을 기대하는 상황"이라며 "용적률 300%를 모두 받는다고 해도 대형 주택 입주가 어려운 조합이 나오는데 여기에 20%를 소형으로 지으라고 하면 재건축 사업이 더욱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용적률을 법정 한도까지 최대한 늘려 소형 의무비율 시행에 따른 손실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호가 하락 등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않지만 이번 발표로 수익성이 하락이 예상돼 시간을 두고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와 은마아파트가 술렁거리는 반면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는 별 움직임이 없다.

지난 5월 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소형평형의무비율을 반영해 용적률 300%, 50~70층 9800가구를 짓겠다고 사업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잠실동 박준공인 관계자는 "소형의무비율을 반영해 사업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추진위원회나 주택 소유자 모두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다음달 안전진단 절차가 완화 되는대로 안전진단을 신청하는 것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히려 소형평형 아파트를 최고급 주택으로 건립해 제2롯데월드 건립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주택수요를 끌어들이자는 의견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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