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10개 대형 은행들에게 750억달러에 육박하는 대규모 자본확충을 지시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7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자산규모 1000억달러 이상인 19개 대형 은행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자산 건전성 평가로 최근 2달간 진행됐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악화된 시나리오`를 가정할 경우 미국 은행들이 올해와 내년에 걸쳐 입게될 손실규모는 총 5992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손실이 1855억달러로 가장 많은 가운데, 주식과 채권 등의 단기매매거래(trading accounts) 손실이 993억달러로 뒤를 이을 것으로 분석됐다.
◇ BoA 자본조달 339억달러 1위..JP모간체이스·골드만삭스는 테스트 통과
BoA 다음으론 웰스 파고가 137억달러에 달했고, GM의 금융자회사인 지맥(GMAC)도 115억달러의 자본조달을 요구받았다.
또 BoA와 함께 다우 지수 구성종목인 씨티그룹은 55억달러의 자본조달을 요구받았다. 당초 씨티그룹은 100억달러 가량의 자본조달이 필요한 것으로 관측돼 왔던 것에 비하면 규모가 적은 편이다.
반면 다우 지수 구성종목인 JP모간체이스를 비롯해 골드만삭스, 뱅크오브뉴욕멜론, 메트라이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스테이트 스트리트, BB&T, US뱅코프, 캐피털원파이낸셜 등은 자본조달을 요구받지 않았다.
◇ 은행들 민간부문에서 자본조달 시도..여의치 않을 땐 정부 지원 의지해야
자본조달을 지시받은 은행들은 다음달 8일까지 자본확충 계획를 제출하고 오는 11월9일까지 자본조달에 나서야 한다. 자본조달이 필요한 은행들에겐 앞으로 7개월간의 시간이 주어진 셈이다.
은행들은 우선적으로 민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을 설득해 기존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은 유형보통주자본(TCE) 비율을 높일 수 있다.
만약 주어진 시간내로 자본을 조달하지 못하는 은행들의 경우엔 미국 정부에게 다시 손을 내밀 수 밖에 없다. 이럴 경우 미 정부가 구제자금 지원 대가로 보유중인 우선주들은 대거 보통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은 주식가치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이에 따라 민간 투자자들로선 정부의 추가 지원에 대한 경계감이 높을 수 밖에 없다. 물론 이는 부실 은행들의 민간자본 유치를 방해할 수 있다.
한편 연준은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민간부문 예측기관의 컨센서스인 `기본 시나리오`와 시장 컨센서스보다 사정이 더 나빠질 것을 가정한 `악화된 시나리오` 등 2가지 시나리오 하에서 진행했다.
이중 기본 시나리오의 경우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009년 마이너스 2%까지 떨어지고, 2010년엔 플러스 2.1%로 상승하는 것을 가정했다. 실업률은 2009년과 2010년 각각 8.4%(1월말 현재 7.6%)와 8.8%를 각각 기록하고, 주택가격이 올해 전년비 14% 하락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
또 `악화된 시나리오`는 GDP가 2009년 마이너스 3.3%까지 떨어지고, 2010년엔 플러스 0.5% 성장할 것을 가정했다. 실업률은 올해 8.9%, 내년엔 10.3%까지 치솟고, 2009년 집값은 22% 떨어진 것을 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