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게임단 M&A` 패배원인은?

프로게임 이해부족..펀딩·홍보방안만 주력
업계 "추가투자, 운영계획 고민 담겼어야"
  • 등록 2007-08-01 오전 7:55:14

    수정 2007-08-01 오전 7:56:39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하나금융그룹은 e-스포츠를 피상적인 홍보수단 정도로 봤습니다. 그래서 진 겁니다."

프로게임단 팬택EX 인수전에서 국내 4대 금융그룹인 하나금융지주(086790)가 중소 온라인게임사 위메이드에 일격을 당했다.

게임단 모기업인 팬택은 하나금융과 위메이드를 상대로 프로게임단 매각입찰을 실시한 결과, 위메이드가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고 지난 31일 저녁 밝혔다.

업계에선 하나금융그룹의 패인을 `e-스포츠도 엄연한 하나의 산업`이란 점을 간과했다는데서 찾고 있다.

e스포츠협회 관계자는 1일 "하나금융그룹은 인수자금 마련(펀딩)과 홍보방안 제시에 주력했다"며 "그러나 구체적인 구단 운영방안이나 추가 투자계획 등은 미진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e-스포츠를 산업으로 보고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잘 드러나지 못했다. 한마디로 이해가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양측 모두 근소한 입찰가격을 써냈지만 인수가액과 홍보방안 등에 치우친 하나금융과 달리, 위메이드는 실제 운영방안을 꼼꼼히 제출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위메이드가 인수후 구단 운영비와 별도로 수억원을 더 투자키로 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준비가 부족했다며 입찰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추가투자 등 향후 운영계획 제시가 미흡했다고 느낀다"며 "협회와 팬택의 결정에 불만은 없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과 위메이드는 지난 5월부터 프로게임단 인수를 놓고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여왔다. 한때 하나금융그룹이 높은 가격과 조건을 제시, 하나금융으로 무게추가 기우는듯 하기도 했다.

팬택EX는 유명 프로게이머인 이윤열 등 10여명의 프로게이머 선수들이 소속된 스타크래프트 게임단이다. 모기업 팬택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e스포츠협회가 운영비를 지원하는 등 협회의 관리를 받아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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