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뺨치는 ''인공 다이아''…"무시무시하다"

값싸고 품질 뛰어나…美 정식감정하기로
  • 등록 2007-01-15 오전 8:32:58

    수정 2007-01-15 오전 8:32:58

[조선일보 제공] “무시무시하다. 어떻게 천연품보다 더 좋아 보였을까….” 미국의 보석업자 로버트 아모로소(Amoroso)씨는 얼마 전 천연·인공 두 종류 다이아몬드를 살펴본 뒤 입을 다물지 못했다. 현미경으로 인공 다이아몬드 속 고유번호를 확인하기 전엔 거의 구분이 안 갔기 때문이다. 게다가 천연품이 인공품보다 흠이 더 많아 보이기까지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 고품질 인공 다이아몬드가 뛰어난 투명도와 색상을 무기로 ‘땅에서 파낸 다이아몬드’의 입지를 흔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보석학회는 지금까지는 인공 다이아몬드에 대한 감정을 하지 않았으나 이달 초부터는 천연품과 마찬가지로 정식 감정을 하기로 했다. 이제부터는 ‘보석 대우’를 제대로 해주겠다는 얘기다.

인공 보석은 이른바 ‘연구실에서 만든 보석(lab-produced diamond)’으로 불린다. 천연 다이아몬드와 마찬가지로 탄소에 막대한 열과 압력을 가해서 만든다. ‘씨앗’ 역할을 하는 작은 다이아몬드 조각에 탄소입자를 입히거나, 탄소를 고온·고압으로 눌러 결정화(結晶化)시키는 방식이다. 덕분에 성분, 구조 모두 천연 다이아몬드와 같다.

 


값도 저렴하다. 천연품과 비교할 때 무색 인공 다이아몬드는 캐럿당 25%에서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가장 비싸다는 핑크색도 10%가 안 된다. 〈표 참조〉 기술발전으로 공급이 늘면 값은 더 떨어질 전망이다. 반면 천연품은 매장량 감소로 값이 올라, 가격경쟁력을 더 잃을 것이 뻔하다.

노동착취·유혈분쟁 등 천연 다이아몬드 채굴에 얽힌 그늘을 부각시킨 영화 ‘블러드(blood·피 묻은) 다이아몬드’가 개봉되는 등 여론도 인공 다이아몬드에 유리하다. 미국 배우 테렌스 하워드(Howard)는 연구실 보석으로 꾸민 옷을 입고 다음 달 아카데미상 시상식 카펫에 서서 “이들 보석은 천연보석과 달리, 만드는 과정에서 누구도 해치지 않는다”고 말할 예정이어서, 기존 보석업자들을 더욱 긴장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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