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올림픽 개최지?..골드만삭스에 물어봐!

日 후쿠오카 올림픽 자문과 인프라 구축에 참여
골드만삭스, 올림픽 유치 위해 커넥션 가동할 듯
  • 등록 2006-08-26 오후 2:20:13

    수정 2006-08-26 오후 2:33:52

[이데일리 강남규기자] 골드만삭스가 일본 후쿠오카의 2016년 하계 올림픽 개최를 위해 발벗고 나설 전망이다.

골드만 삭스는 2016년 하계 올림픽 개최를 위해 뛰고 있는 일본 후쿠오카의 어드바이저일 뿐만 아니라 이 도시의 항만 재개발 등 사회간접자본(인프라)에 자기 자금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6일 전했다.

골드만삭스의 일본 현지 법인 대표인 모치다 마사노리는 FT와 인터뷰에서 "수익성 분석을 마치고 인프라에 투자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 프로젝트로 우리는 `상당한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쿠오카는 현재 40억달러를 유치해 도심에서 가까운 스자키 항구를 재개발하려고 한다. 골드만삭스는 펀드에 일정한 자기 자금을 투자한 뒤 기관 투자가와 부호 등을 상대로 자금 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 표면상 이유는 日 부동산·인프라 투자

골드만삭스가 올림픽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 후쿠오카의 항만건설에 베팅하는 것은 요즘 유행하는 인프라 투자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투자은행과 사모펀드, 헤지펀드 등은 오일머니가 넘쳐나는 중도의 부호들을 끌어들여 세계 도처의 인프라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부동산개발 회사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일본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 일본 부동산개발회사인 후지타에 40억엔을 투자했다. 후지타는 골프코스 100개와 호텔 8개, 업무용 빌딩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쪽은 후쿠오카의 인프라에 투자해 15~30% 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며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의 하나라고 설명하고 있다.

◇ 골드만, 올림픽 유치에 글로벌 커넥션 가동할 듯

금융 전문가들은 `주요 고객`을 위해 정치적·경제적·도덕적 책임까지 지는 이른바 `관계금융` 전통에 익숙한 투자은행의 관행에 비춰볼 때 골드만삭스가 후쿠오카의 올림픽 개최를 위해 발벗고 뛸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내다봤다.

2016년 올림픽 개최지가 미정일 뿐만 아니라 일본의 후보 도시마저 결정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골드만삭스의 커넥션 가동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이 회사는 `고위험·고수익` 거래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후쿠오카가 올림픽 유치할지 아주 불확실하지만, 일단 성사되면 골드만삭스는 상당한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다. 따라서 이 회사는 일본 스포츠계 인사뿐 아니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소속 위원들에 적극적으로 로비할 가능성이 높다.

IOC와 소속 위원들은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 등의 금융자문을 받으며 뭉칫돈을 굴리고 있어, 골드만삭스의 입김에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국제 금융계는 보고 있다. 후쿠오카는 골드만삭스의 이런 커넥션을 보고 자문사로 위촉한 것으로 풀이된다.

골드만삭스와 올림픽 인연에는 선례가 있다. 영국 런던은 골드만삭스의 전 경영자인 폴 다이턴을 영입해 2012년 개최권을 따냈다. 다이턴은 현재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 투자은행의 관계금융이란?

`관계금융`은 금융회사-기업 또는 정부가 오랜 기간 관계를 맺고 금융거래를 할 뿐만 아니라 각종 서비스를 주고받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주거래 은행도 이 관계금융의 일종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예를 들면, JP모간은 1920년대 이탈리아 국채를 인수한 바 있는데, 당시 미국에서 뭇솔리니의 입장을 대변했다. 또한 이때 일본 국채도 인수했다. 만주사변으로 일본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자, JP모간의 당시 경영자인 러셀 레핑웰은 일본 정부의 성명서를 직접 작성해 미국 언론에 배포하기도 했다. 또한 관동대지진 때는 모금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골드만 삭스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중국에 무관심할 때인 1990년대 초 정치계와 경제계 인사들과 끈끈한 `차이나 커넥션`을 구축했다. 이때 핵심인물이 바로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이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이끌어내야 할 재무장관에 폴슨을 임명한 데는 이 커넥션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골드만삭스가 국제 스포츠계 커넥션을 가동, 후쿠오카에 올림픽 개최권을 선사하는 데 성공할지 두고 볼 일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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