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자산주가 관심을 끌고 있다. 93~94년, 96~97년의 자산주 급등세를 지켜본 사람들, 특히 93년의 폭발적인 자산주 움직임을 목격한 사람들은 최근 자산주 움직임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최근 한빛증권은 자신들의 고유상품계정으로 성창기업을 10만주 이상 매입했다. 금액으로도 20억원 정도다. 한 종목, 그것도 지수관련 대형주도 아닌 종목에 이 정도를 투자했다면 성창기업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빛증권의 상품계정외에도 한빛증권 영업점을 통해 투자자들의 매수주문도 꽤 유입되고 있다.
한빛증권이 성창기업을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이면에는 지난 93~94년 자산주와 맺은 인연이 크게 작용했다. 당시 한일증권(한빛증권의 옛이름) 리서치센터는 자산주 급등 가능성을 전망, 자산주 바람의 선두에 나섰다. 자산주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딴 이재학 유리에셋투자자문 사장도 당시 자산주 분석 및 전망에 동참했다. 당시 1만원짜리 주식은 최고 9만원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최근 자산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유발한 종목은 단연 성창기업으로 꼽힌다. 성창기업은 이미 지난 9월초 한차례 상승세를 나타낸 뒤 이달들어 2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성창기업은 9월5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10월 후반과 11월 12일~22일 상승세를 보였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10일이후 13일까지 4일연속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8월말 6500원이던 주가는 14일 1만8000원으로 급등했다.
성창기업의 상승세에 자극받아 방림이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4일 연속 상승했다. 특히 14일에는 만호제강과 디피아이가 상한가까지 올르기도 했다. 이밖에도 최근 대한방직, 삼부토건 등도 상승흐름을 타고 있다.
◇ 자산주란 무엇인가
대체로 애널리스트들은 자산주의 의미를 "주당순자산가치(BPS) 대비 주가가 낮은 기업(저 PBR)주식"으로 정리한다. 자산가치에 비해 현 주가가 낮은 종목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단순히 부동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만을 자산주로 분류하지 않는다. 신한증권은 자산주에 대해 "자산주와 관련한 흐름은 부동산 관련주에서 사내유보율이 높은 자산가치주 개념과 현금보유비중이 높은 주식으로, 이후 보유유가증권(토지및 자산관련 관계사 지분)과 무형자산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고 추후 토빈의 Q가 적용되는 청산가치 대비 저평가 종목군들과 이들중 M&A가능성 종목군들로 확산되는 시세 흐름을 염두에 둔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부동산 보유규모가 큰 종목 뿐 아니라 사내유보율, 현금보유비중, 보유유가증권, 무형자산, 청산가치대비 저평가종목 및 이들 종목중 M&A가능성이 높은 종목 등 넓은 의미의 자산주 개념을 정리했다.
SK증권은 新자산주 개념을 도입해 "내수관련 업종중 업종내 시장점유율이 높아 안정된 수익원을 갖고 있으며 현금성자산을 많이 갖고 있는 종목"으로 정리하기도 했다.
◇ 자산주 상승 배경과 유의할 점
신한증권 조사에 따르면 지난 93년 자산주 급등 과정은 부동산관련주(성창기업, 만호제강)를 시작으로 사내유보율이 높은 기업(태광산업, 백양), 보유 유가증권(신세계, 삼성화재), 무형고정자산(태영, 동양시멘트), Holding Company(쌍용양회, 선경)로 시세가 확산되고 자산주가 순환시세를 형성했었다.
성창기업이 9월부터 상승세를 보인 데에는 정부의 경기부양을 위한 건설경기 부양, 내년 월드컵 및 지자체 선거를 앞둔 지자체들의 도시계획 등을 배경으로 한다.
이미 정부는 김대중대통령이 직접 건설경기 부양과 그린벨트 해제를 언급했고 실제로 건설교통부는 이달말까지 그린벨트를 해제할 지역을 선정·발표하고 있다.
부산시 기장에 소재하는 성창기업의 107만평이 그린벨트에서 해제될 전망이다. 성창기업이 보유한 토지는 도로건설 등 지자체의 도시계획상 개발이 필요한 지역으로 꼽히고 있어 그린벨트 해제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성창기업은 4분기들어 환율안정에 따른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10월부터 적자구조에서 벗어나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주가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자산주에 관심을 두고 있는 증권전문가들은 자산주가 93~94년, 96~97년 등 몇 년을 주기로 큰 시세를 분출했고 시점상으로 또 다시 시세를 분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주기만 잘 맞추면 높은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부양과 내년도 월드컵 및 정치일정 등을 감안하면 과거 자산주 바람과 같은 강도의 테마가 형성될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으나 지수가 조정을 보일때마다 틈새테마를 형성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이미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이 자산주와 관련한 자료수집 및 종목선정에 나섰고 어떤 애널리스트는 전국의 공시지가 등 토지관련 자료를 수집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또한 증권사 상품과 은행 및 보험의 매니저들도 일부 자산주 편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빛증권 김재영 투자전략팀장은 "지수가 단기급등세를 보인 뒤 조정을 보이고 있어 자산주가 틈새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당분간 지수가 박스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커 자산주의 테마지속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한빛증권은 지난주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일때도 성창기업을 처분하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속에서도 증권전문가들은 자산주 투자가 "묻지마 투자"가 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최근 자산주 대장주인 성창기업이 그린벨트 해제를 배경으로 상승세를 보이자 자산주 꼬리표를 단 종목들이 동반상승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한증권은 자산주로 상승세를 보이기 위해서는 다음의 8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한증권이 제시한 8가지 조건은 ▲ 가격메릿이 충분해야 한다 ▲ 해외변수에 덜 민감해야 한다 ▲ 정부의 정책기조와 일치해야 한다 ▲ 충분히 매수할 논리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급등하면 작전주 부담이 크다) ▲ 지수민감도와 지수추종력이 약해야 한다 ▲ 투자자 심리가 수익성보다 안정성이 선호되는 풍토가 형성돼야 한다 ▲ 충분한 시중 유동성 자금이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복고 부활의 사회적 분위기가 과거 시세에 대한 향수를 끄집어 내야 한다 등이다.
여기에 자산주는 업종이 다양하고 대부분 사양산업인 경우가 많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대장주 상승에 자극받아 다른 종목들이 상승한다 해도 이 종목들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지 않으면 상투잡기가 십상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대투증권은 "단순히 자산주라는 재료를 보유한 종목 보다는 자산주이면서도 펀더멘털(기초여건)이 뒷받침되는 종목이나 정부의 내수경기 진작책에 의한 수혜를 입을 종목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 자산주로 거론되는 종목들
삼부토건 성창기업 방림 만호제강 충남방적 농심 계룡건설 동일고무벨트 서울도시가스 동방아그로 삼천리 대한도시가스 대한방직 경동도시가스 동아타이어 남해화학 대구도시가스 디피아이 삼양사 조선내화 비비안 일신방직 흥아타이어 한일시멘트 BYC 성보화학 우성사료 효성 동일방직 아세아시멘트 만호제강(교보증권) 세아제강 삼환기업(대투증권) 남양유업 삼성공조 롯데칠성음료 화승인더스트리 동아제약 롯데삼강 현대시멘트 중앙건설(SK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