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뉴욕] 전세계적으로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미국 월드트레이드센터와 국방성에 대한 항공기 테러 이후 뉴욕증시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가뜩이나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터져나온 대형 악재인 관계로 증시의 시계바늘은 이미 3년전으로 돌아갔고 추가로 얼마나 더돌아갈지 누구도 장담 못하는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이미 블루칩들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면서 주중 낙폭으로는 지난 87년 증시붕괴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나스닥지수도 1500선이 붕괴되는 등 기술주들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이에 따라 월스트리트저널이 테러이후의 기술주 업종별 움직임을 분석했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 개인용 컴퓨터..시장상황, 2003년에야 안정
이미 테러 발생 이전부터 심각한 매출부진에 시달리던 PC업계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테러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컴퓨터 애널리스트들은 이미 올 4/4분기와 내년 1/4분기중 PC매출 전망치를 당초 예상보다 10%에서 25%까지 낮춰잡았다. 테러에 따른 민간 소비지출이 위축되고 기업들의 투자지출 역시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USB 파이퍼 제프리의 애널리스트 어쇽 쿠마는 "이미 테러 이전부터 아시아와 유럽시장이 더욱 위축되는 경향을 보였었다"면서 이번 테러에 따른 충격으로 이미 하향조정했던 매출 전망을 추가로 10% 하향조정했고 2003년에야 어느정도 시장상황이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애널리스트들은 통상 4/4분기에는 크리스마스 연휴가 포진한 관계로 연휴특수로 인해 계절적으로 매출이 20% 가량 늘어나는 것이 상례였고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XP 출시로 인해 PC의 매출신장이 기대됐었지만 이번 테러로 인해 이같은 매출 신장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 반도체..매출둔화 가속 전망
이번 테러 이전만해도 올해 세계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4% 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었지만 이제는 감소폭이 20 내지 3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텔과 어드밴스트 마이크로디바이스의 경우 마이크로 프로세서 부문은 PC매출의 둔화로 인해 더욱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반면, 플래쉬 메모리의 경우 오히려 테러 이후 호조를 보이고 있는 휴대폰 매출에 힘입어 예외적인 실적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AMD는 그러나 테러 이후 한동안 항공기 운항통제로 인해 국제적인 반도체 운송에 차질을 빚은 점도 상당히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업체인 린리 그룹의 린리 궤냅은 "올 연말께 반도체산업이 회복하리라던 전망은 더욱 가능성이 희박해졌으며 반도체 매출이 반등하는 시점은 내년 하반기께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 메인프레임, 스토리지..상대적으로 반사이익 향유
메인프레임과 스토리지업체들은 다른 업종과는 달리 테러에 따른 반사이익을 향유하고 있는 것을 나타났다. 이들 업종의 매출은 테러 이후 기업들이 백업용 혹은 피해복구를 위한 주문으로 인해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UBS워버그의 애널리스트 단 영은 "IBM의 경우 메인프레인 컴퓨터 수요가 테러이후 부쩍 늘었다"고 말하고 스토리지 시스템 업체인 선과 EMC의 경우에도 테러 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영은 특히 IBM의 경우 매출이 장기적인 서비스 계약을 통해 이루어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테러에 따른 악영향도 다른 업체들보다는 적게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의 노라 코니글리아로는 "이번 테러로 한동안 항공여행이 통제됐기 때문에 IBM의 서비스제공을 위한 업무에 차질이 많았다"면서 이같은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라며 IBM의 실적추정치를 하향조정했다.
* 네트워킹 및 텔레콤 장비..3/4분기 실적 예상에 못미칠 것
애널리스트들은 주니퍼 네트웍스, 익스트림 네트웍스, 소너스 네트웍스 등 네트워킹업체들의 3/4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 딘위터의 애널리스트 크리스 스틱스는 주니퍼에 대해 실적추정치를 하향조정하면서 "현재 텔레콤장비에 대한 주문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 얼마나 장기화될지가 관건"이라며 오는 10월 27일로 1/4회계분기가 끝나는 시스코의 실적전망이 판단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스코 제품의 도매업체인 웨스트콘 그룹의 톰 돌란 회장은 "테러 이후 제품 구입을 문의하는 전화가 30%난 급감했다"면서 "매매가 거의 정지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역시 시스코 제품 도매업체인 솔라콤의 테드 글란 사장은 "테러 이후에도 꾸준히 주문이 들어오고 있으며 대부분 당초 매출계획을 달성하고 있다"고 엊갈린 평가를 내렸다.
모건의 스틱스는 "휴대폰 네트웍스, 화상회의 장비, 그리고 인터넷 전화 장비 등은 오히려 테러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부문"이라고 말했다.
* 소프트웨어..매출 부진 심화될 것
이미 금주초 골드만삭스는 20개가 넘는 소프트웨어업체들에 대한 3/4분기 실적을 하향조정하면서 "워낙 테러 사건이 컸던 탓에 기업들의 관심이 경기상황이나 다른 비중있는 주제로 쏠리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프트웨어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이유를 달았다.
시비욘드 테크놀로지의 CEO인 제임스 데미트리어즈는 "상당수 소프트웨어업체들의 3/4분기 매출이 당초 예상보다 10내지 2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