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치솟는 외식 물가...삼겹살 외식 한 번도 겁날 정도라니

  • 등록 2024-06-13 오전 5:00:00

    수정 2024-06-13 오전 5:00:00

외식물가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국민 대표 외식 메뉴인 삼겹살 1인분이 지난달 평균 2만 83원(서울 기준)으로 집계됐다. 삼겹살 200g의 외식 가격은 2017년 12월만 해도 1만 6000원 선이었으나 지난해 12월 1만 9000원을 넘은 데 이어 5개월 만에 다시 2만원 선을 넘었다. 4인 가족이 공깃밥과 소주를 포함하면 10만원 이상 지출하게 돼 서민들은 삼겹살 외식 한 번 하기도 겁이 날 지경이다.

삼겹살뿐만이 아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조사 대상 외식 품목 30개 중 23개의 물가 상승률이 평균치를 웃돌았고, 물가가 내린 품목은 하나도 없었다. 떡볶이, 도시락, 김밥, 비빔밥, 칼국수, 김치찌개백반 등이 1년 전에 비해 평균 4.1~5.4% 올랐다. 서울의 이름 있는 냉면집들은 한 그릇에 1만 6000원을 받고 삼계탕도 2만원을 받는 곳이 있다. 이달 들어서도 초콜릿, 사이다, 콜라, 김 등 일반 식품들이 오르고 있고 인상 대기 중인 품목들도 줄줄이 늘어서 있다.

외식물가 상승은 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상 요인을 넘어서는 과도한 인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8%로 소비자물가 상승률(2.7%)보다 높았다. 또한 지난 1분기(1~3월) 외식물가 상승률(3.8%)도 가계 가처분소득 증가율(1.4%)의 2.8배나 됐다. 외식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상황이 36개월째 계속되고 있고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앞서는 상황도 7분기째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5월 소비자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2%로 소비자물가상승률(2.7%)을 크게 앞질렀다. 외식물가는 소비자와 직장인들의 체감물가와 직결된다. 외식물가의 과도한 상승은 인플레 기대심리를 조장하는 요인이다. 인플레 기대심리가 확산되면 물가와 임금 인상의 악순환을 유발해 경제를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갈 위험이 다분하다. 정부와 물가 당국은 흔들림 없는 긴축 기조를 통해 인플레 기대심리를 차단하는 노력을 강화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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