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퇴출 후폭풍…韓 코인 시장 혼돈 속으로

4대 가상자산 거래소서 위믹스 거래 종료
거래 종료 후 위믹스 가격 200원대까지 내려가
지난해 11월 고점대비 99% 폭락
시가총액 3조5000억원 증발
P2E게임·블록체인 산업 위축 불가피
  • 등록 2022-12-09 오전 6:05:00

    수정 2022-12-09 오전 6:05:00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한때 시가총액이 3.5조 원을 넘었던 국산 코인 위믹스가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퇴출 당해 후폭풍 예상된다. 코인 가격이 고점 대비 99% 하락해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떠안았다. 가격이 폭락하자 해외 거래소까지 위믹스를 상장 폐지해 손실 복구는 더 막막해진 상황이다. 블록체인 게임(P2E) 대표주자가 유통량 논란으로 추락하면서 “국내 P2E 허용은 이제 물 건너 갔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8일 오후 3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서 동시에 위믹스 거래지원이 종료됐다. 4개 거래소가 속한 디지털자산 거래소 협의체 DAXA(닥사)가 ‘코인 깜깜이 유통’ 문제를 지적하며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한 지 43일 만이다.

거래종료 직후 위믹스 가격은 20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는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지난 10월 가격(2500원) 대비 92% 하락한 것이다. 최고점을 찍은 지난해 11월(2만9000원)과 비교하면 위믹스 가격은 99% 폭락했고, 시가총액은 3조5600억원에서 540억원으로 3조5000억원이 증발했다.

위믹스 거래량 90% 이상이 국내 거래소에 집중돼 있어, 대부분 손실은 국내 투자자들이 떠안은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하는 분위기다. 커뮤니티에는 “코스닥 상장사 코인이라고 믿고 투자했는데 거지꼴이 됐다”는 등의 호소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발행사인 위메이드가 위믹스 투자유의종목 해지를 자신하면서, 피해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한 투자자는 “장현국 대표가 상장폐지는 안될 것이라고 얘기해 유의종목 해제 시 가격 급등을 기대하고 1900원에 들어갔는데, 억 단위 손실이 났다”고 토로했다.

사진=업비트 캡처


위믹스 가격이 폭락하자 해외 거래소인 오케이엑스도 위믹스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해외 거래소에서도 완전히 거래가 불가능해지는 상황까지 우려할 판이다. 현재 위믹스 거래가 가능한 대형 해외 거래소는 게이트아이오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위메이드가 글로벌 1, 2위 거래소인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상장을 추진 중이지만, 유통량 논란과 가격 폭락으로 이미지가 악화돼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P2E기업들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이번 사태로 국내에서 ‘돈 버는 게임(P2E 게임)’ 허용 가능성이 더 낮아진 것이 업계가 걱정하는 부분이다. 사행성을 이유로 국내에서 P2E 게임이 금지돼 있는데, 국내 게임업체들은 이를 허용해 달라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P2E 게임을 준비해 왔기 때문에 당장 큰 차질이 생기진 않겠지만,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할 기회를 아예 얻지 못하게 될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위믹스 생태계 내 게임들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위믹스 가격 폭락으로 P2E 게임의 흥행 요소라 할 수 있는 ‘채산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게임을 플레이를 통해 얻은 포인트를 위믹스로 교환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P2E 게임이 인기를 얻었는데, 가격이 폭락하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게임을 해도 이전보다 수익이 크게 줄기 때문에 관심이 시들해질 수 있다.

이번 사태로 국내 블록체인 산업이 긴 침체기를 지나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수용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한국블록체인학회장)는 “위메이드 사태로 대기업들이 블록체인 사업이 너무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이 산업에 들어서길 주저하게 될 수 있다”며 “자본과 기술을 갖춘 기업들이 블록체인 산업에 유입되지 않으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혹한기를 넘어 빙하기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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