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로젠은 1997년 서울대 의대 유전자이식연구소에서 학내 벤처로 출발했다. 특정 유전자를 조작한 실험용 쥐 사업을 기반으로, 2000년 2월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으로는 처음 코스닥에 상장했다.
서 회장은 마크로젠 창업 당시를 돌아보며 “운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크로젠을 창업하기에 앞서 1984년 서울대 교수 신분으로 미국에서 학내 벤처 누돈(NUDON, 새 여명이라는 뜻)을 만들었다. 암을 공격하는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가 주력이었다.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경쟁사에 밀렸고 그로 인해 사업을 접어야했다. 창업은 여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느낀 경험이었다.
마크로젠은 2016년 국제 유력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한국인 표준 게놈 분석을 통해 사실상 아시아인 표준 게놈 지도를 완성했다. 지금까지 네이처에 게재한 논문은 6편의 본지 논문과 10편의 자매지 논문까지 총 16편이다. 사업적인 성과도 얻었다. 실적은 연평균 20%씩 성장해 지난해 기준 약 1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마크로젠의 ‘성공 DNA’는 서울대가 학내 바이오창업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실제 마크로젠의 뒤를 이어 천랩, 강스템바이오텍, 고바이오랩 등 내로라하는 바이오 벤처들이 서울대에서 출발했다. 서 회장은 “서울대의 훌륭한 인재들이 마크로젠과 같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자극을 받았고 마크로젠 이후에도 바이오 벤처들을 배출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마크로젠은 학내 벤처기업과 학교의 동반 성장을 위해 마크로젠 상장 시 3% 지분(당시 100억 상당)을 기증, 이후에도 50억 이상을 기증했다”고 말했다.
학내 벤처가 글로벌 바이오 벤처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그는 “학내 교수 창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 형성 등이 필요하며 벤처가 실패하는 중에도 배우는 것이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신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유망 스타트업 육성, 스타트업의 끊임없는 도전이 요구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