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브로드웨이·英 웨스트엔드도 문 닫았다

코로나19, 해외 공연계도 타격
세계 공연계 양대 산맥 '올 스톱'
뮤지컬 거장 웨버 신작도 잠정 연기
온라인 공연 등으로 돌파구 찾아
  • 등록 2020-03-19 오전 12:40:00

    수정 2020-03-19 오전 12:4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공연계를 대표하는 양대 산맥인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가 문을 닫았다. 뮤지컬계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도 신작 뮤지컬의 개막을 연기하는 등 코로나19로 해외 공연계도 타격을 받고 있다.

영국 웨스트엔드 극장을 대표하는 ‘더 소사이어티 오브 런던 시어터’와 ‘UK 씨어터’는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정부의 권고에 따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극장의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극장 운영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오페라의 유령’ ‘마틸다’ 등 웨스트엔드 무대에 오르고 있던 모든 공연이 잠정 중단됐다. 이들 작품 중에는 ‘해리 포터’ 시리즈로 잘 알려진 대니얼 래드클리프 주연의 연극 ‘엔드게임’도 포함돼 있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오는 8월 5년 만의 신작 ‘신데렐라’를 웨스트엔드 무대에서 초연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10월로 개막을 미뤘다. ‘신데렐라’는 영국 작가 겸 배우 에메랄드 페넬의 극본을 무대화한 작품으로 원작 동화를 완전히 재해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에포닌 역으로 잘 알려진 캐리 호프 플레처가 캐스팅됐다.

브로드웨이 극장들도 미국 뉴욕주가 지난 12일 500명 이상의 공연·집회 등을 금지하기로 하면서 문을 걸어 잠갔다. 브로드웨이 제작자와 극장주들을 대변하는 ‘더 브로드웨이 리그’는 “관객들의 건강을 위해 오는 4월 12일까지 모든 공연을 즉각 중단한다”고 밝혔다. 9·11테러 당시에도 이틀 만에 극장 문을 열었던 브로드웨이는 바이러스로 한 달 가까이 문을 닫게 됐다.

영국을 대표하는 공연예술 축제인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고 있다. 8월에 예정된 축제를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취소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의 최고 경영자인 쇼나 맥카시는 “영국과 스코틀랜드 정부 지침에 따라 코로나19 발생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상황이 급변해 취소가 될 경우 정부와 보험사, 참가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금전적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해외 클래식계도 코로나19 여파로 공연이 대거 취소되고 있다.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 대표적인 오케스트라들은 일찌감치 공연을 중단했다. 국내 첫 내한이 무산됐던 미국 보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는 3월 예정된 공연을 취소했고, 샌프란시스코심포니오케스트라는 4월 말까지 예정된 공연을 모두 취소했다.

이런 가운데 해외 공연 예술인들도 온라인을 통해 관객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주제가로 잘 알려진 이디나 멘젤을 비롯한 브로드웨이 스타 배우들은 지난 16일부터 각자의 집에서 온라인 자선공연을 펼쳐 화제가 됐다.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유료 회원에게만 제공하던 온라인 아카이브를 한 달 간 무료로 제공해 클래식 팬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혼잡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한 모습의 미국 뉴욕 타임스 스퀘어 번화가. 코로나19 여파로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 극장가 공연들이 잠정 중단됐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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