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급증에 식료품 지출 비중 26.5→14% '뚝'

KEB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국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 보고서. (자료=KEB하나은행)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1인 가구 급증으로 전체 지출에서 식료품 지출의 비중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 등 여파로 교육비 부담도 낮아지는 추세다.

17일 KEB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국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 보고서를 보면, 가구소비 지출에서 식료품 구입비용(비주류 음류 포함) 비율은 지난 1990년 26.5%에서 2018년 14.0%로 감소했다. 특히 20~30대 가구주의 감소폭이 27.3%에서 10.5%로 가장 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공공 데이터를 분석해 이 보고서를 작성했다.

반면 외식 및 숙박 지출 비중은 1990년 8.2%에서 2018년 14.0%로 증가했다. 이는 1인 가구 및 맞벌이 가구의 증가, 평균 가구원수 감소 등의 영향이 크다고 연구소 측은 해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나라 인구 평균 연령은 32.3세에서 41.7세로 높아졌다. 2018년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14.3%로 유소년 인구 비중(12.8%)을 넘어섰다.

이 과정에서 △초저출산(가임여성 1인당 0.98명 출산) △만혼(평균 초혼연령 남성 33세·여성 31세) △가구규모 축소(평균 가구원수 2.4명) △1인 가구 급증(가구원수별 비중 1인>2인>3인>4인·2017년 기준) 등의 변화가 확연했다.

저출산과 가구원수 감소는 교육비 부담도 낮췄다. 가구 교육비 부담은 사교육비 증가 등 영향으로 1990년 8.2%에서 2009년 13.8%까지 상승했다가 2018년에는 7.2%까지 내려왔다. 연구소 측은 “앞으로도 만혼과 비혼, 출산율 감소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가구주 연령이 20~30대인 가구에서 교육비 차지 비중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령인구 급증으로 보건관련 지출 비증은 1990년 6.3%에서 2018년 7.3%로 높아졌다. 특히 60대 이상에선 같은 기간 7.1%에서 11.3%로 상승폭이 가장 컸다. 우리나라는 2018년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14% 이상)에 진입했고 60세 이상 가구주는 1990년 대비 8배 이상 증가했다.

황선경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60~70대 인구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전체 소비 지출에서 의료 및 보건관련 지출 비중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체 가계지출에서 세금과 공적연금 등 비소비 분야 지출 비중은 1990년 19.5%에서 2018년 23.9%로 높아졌다. 특히 근로자 가구주 가구의 경우 21.0%에서 25.7%로 증가했다. 자영업자 가구주 가구는 16.6%에서 20.5%로 근로자 가구주보다 낮은 증가폭을 보였다.

한편 자영업자와 근로자간 소득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주 종사자별 월평균 경상소득 변화 추이 분석결과 1990년에는 자영업자 가구와 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각각 89만2000원과 90만2000원으로 비슷했다. 2019년 2분기에는 자영업자 가구 월 390만원과 근로자 가구 월 535만원으로 격차가 145만원으로 벌어졌다.

KEB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국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 보고서. (자료=KEB하나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