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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보기 드문 ‘투자처 가뭄’ 현상을 경험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높아지는 가운데 마땅한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해 자금 집행 소진율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10월 이미 연간 투자를 다 집행하고 내년 투자계획 정비에 돌입했던 경찰공제회도 올해는 연말까지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를 열고 바쁘게 움직일 예정이다.
내년 ‘투자 시계(視界)’ 역시 희뿌연 가운데 안정적 딜소싱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이경용(사진) 경찰공제회 금융투자 팀장을 지난 10일 서울 마포 본사에서 만났다.
그는 “해마다 국내 기관들의 뚜렷한 투자 트렌드가 있었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큰 흐름이 없다”며 “미국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마땅한 투자처 찾기가 더욱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올해 그가 주목한 지역은 유럽이다. 지난해까지는 미국 기업에 투자하는 다이렉트 랜딩 운용사에 자금을 집행했지만 올해는 유럽 기업으로 눈을 돌렸다. 최근 북유럽을 중심으로 유럽 전역에 투자하는 유럽 다이렉트 랜딩 전문 운용사에 자금을 집행했다.
다이렉트 랜딩의 가장 큰 리스크는 기업 부도다. 그의 채권 운용 경력은 기업 부도 리스크 분석에 큰 도움이 됐다. 덕분에 다른 기관들이 리스크 분석의 어려움때문에 투자를 꺼리는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나 채권담보부증권(CBO) 투자도 선제적으로 가능했다. 지난 8월에는 국내 공제회 최초로 미국 기업의 선순위담보대출채권(CLO) 투자 이전에 일부 자산을 매입하는 웨어하우스(warehouse·자금창고) 운용사에 약 350억원을 투자했다. 그동안 일부 기관의 CLO 투자를 있었지만 CLO 웨어하우스 투자는 처음이다.
기억에 남는 투자를 묻자 이 팀장은 “2014년 남들보다 앞서 투자했던 항공기 투자가 가장 기업에 남는다”며 “공급 리스크가 제한적이라 긍정적으로 검토했고 10년 이상 만기를 길게 설정해 현재도 안정적인 수익를 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