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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공법으로 지어져 안전성 취약…‘정밀 안전진단’ 통과할 것”
올림픽아파트 재건축 추진을 위한 주민 모임(이하 올재모)은 지난달 21일 단지 내 오륜초등학교에서 주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차 안전진단 추진을 위한 총회를 열었다. 앞서 이 아파트는 지난 3월 1차 현지조사(예비안전진단)를 실시해 송파구청으로부터 2차 정밀 안전진단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후 후속 절차를 위해 7개월 여 만에 다시 재건축 사업에 시동을 건 것이다.
올재모 관계자는 “총회는 2차 정밀 안전진단 추진을 위한 주민 동의 및 용역 비용 모금을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며 “약 6억원 안팎의 용역비용을 목표로 개인당 50만원씩 비용을 모금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진단은 주민 동의(10%)→지자체에 안전진단 요청→현지 실사→ 안전진단 실시 순으로 이뤄진다. 올재모는 모금 활동을 완료한 뒤 곧바로 안전진단 용역업체 선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올림픽아파트의 안전진단 추진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앞서 정부가 지난 3월부터 안전진단 기준을 대폭 강화한 상황에서 정면 돌파에 나섰기 때문이다. 정부는 무분별한 재건축 추진을 막겠다는 취지로 안전진단 평가의 핵심인 ‘구조 안전성’ 비중을 종전 20%에서 50%까지 확 높였고, 주거 환경은 40%에서 15%로, 시설노후도는 30%에서 25%로 낮췄다. 즉 건물이 무너질 정도로 구조적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만 재건축을 허용하면서 서울 대부분의 재건축 단지는 사업 추진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올림픽아파트는 사실상 3번째 안전진단 통과 단지에 명운을 걸고 도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재모 관계자는 “일부 동이 과거 구조적 안전성이 취약한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공법으로 지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진설계도 되어 있지 않아 정밀 안전진단에서 재건축 가능 판정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PC공법은 미리 공장에서 생산한 기둥과 벽, 슬래브 등을 현장으로 옮겨와 조립해 짓는 건축 방식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아파트 건설에 쓰이는 철근콘크리트(RC) 구조 건설 방식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시공 기간도 짧다. 지난 1980~1990년대 지어진 일부 단지에서 PC공법이 쓰였으나 이후 누수·균열 등 하자가 많이 발생해 최근에는 아파트 건설에 거의 쓰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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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재모 관계자는 “한 조합장이 속해 있는 신반포1차 재건축 조합은 아직 조합이 청산되지 않아 당장 합류하기엔 어렵지만 사업을 함께 하는 데 뜻을 모았다”며 “이달 24일 열리는 2차 총회에선 한 조합장이 사업 노하우도 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재건축 조합장은 구역 내 토지와 주택을 5년 이상 보유하거나 1년 이상 거주한 조합원에 한해 선출할 수 있다. 향후 한 조합장의 올림픽 아파트 취득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이같은 올림픽아파트의 움직임은 다른 재건축 추진 단지들에게도 상당한 자극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올림픽아파트가 안전진단을 통과할 경우 현재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노원구 상계동과 양천구 목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 추진에도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안전진단을 통과할 수 있는 취약점을 찾아 사업 추진을 재개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서울 집값 상승 분위기가 꺾인 점은 걸림돌로 꼽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2일 기준) 서울 재건축 대상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7월 13일(-0.01%) 이후 4개월여 만에 0.13% 떨어졌다.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8월 18일(-0.16%) 이후 가장 하락 폭이 크다. 부동산114 측은 “다주택자의 대출이 막히면서 매매 거래가 줄고, 강남권 중심으로 아파트값도 동반 하락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