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찬바람 부니 우울한가요…치아도 아파요

  • 등록 2018-10-02 오전 2:16:59

    수정 2018-10-02 오전 7:19:17

[고광욱 파주 유디치과 원장] 치아와 기분은 연관성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평소 우울감을 자주 느끼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치주염 등 구강질환에 노출하기 쉽다. 특히 요즘처럼 가을 기운이 물씬 풍기는 환절기엔 무기력감과 우울증에 치통·잇몸출혈 등이 겹쳐 짜증을 유발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가을철 일조량이 줄면 생체리듬 변화로 ‘행복호르몬’으로 불리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 계절 변화로 인한 우울증과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떨어뜨려 치아 건강을 악화할 수 있다. 면역력이 감소하면 잇몸질환을 유발하는 원인균이 늘어 치주염이 악화해 치통이 심해진다. 평소 잇몸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잇몸이 붓거나 피가 나는 등 구체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실제 국민건강영양조사 통계결과에 따르면 우울증이 심할수록 치아 건강이 나빠질 위험이 최대 8배 증가했다. 치통과 잇몸출혈 위험이 18%, 턱관절장애가 41% 늘었다. 또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양치질을 덜하는 경우가 30%, 치아가 아픈데도 병원을 가지 않는 비율이 43% 더 많았다. 계절성 우울증은 식욕이 저하하는 일반 우울증과 달리 초콜릿 같은 당분이나 탄수화물을 찾는 경우가 많아 치아건강에 더 좋지 않다. 당 성분은 치아에 달라붙어 표면을 부식 및 마모시켜 세균 침입에 취약한 환경을 조성한다.

우울증은 꼭 충치가 없더라도 치통이 느껴지는 비치성 치통의 위험도 높인다. 치통은 치수염·치주염·금이간 치아 등에 의해 유발하는 치성치통과 함께 우울증·심장질환·부비동질환 등 외적인 요인에 의한 비치성치통으로 분류된다. 비치성일 경우 건강한 치아를 실수로 뽑거나, 치통 원인을 제때 치료하지 않아 병을 키울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또한 우울증에 걸리면 체내 면역 기능이 저하하기 때문에 치통이나 염증을 더 잘 유발해 잇몸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평소 잇몸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면역력이 떨어지면 잇몸이 붓고 피가 나거나 통증이 생기는 등 증상이 나타난다. 잇몸질환에는 양치액이나 항생제를 사용하는 약물치료와 레이저를 이용해 치석을 제거하는 레이저치료 등을 활용한다.

치아 청결과 잇몸 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칫솔질이다. 특히 잇몸질환이 있다면 칫솔질 방법 중 하나인 바스법이 효과적이다. 바스법은 칫솔모 끝을 치아와 잇몸이 닿는 부위에 45도 방향으로 밀착해 약 10초쯤 앞뒤 방향으로 진동을 준 뒤 옆으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잇몸치료환자라면 1~2개월 동안 바스법으로 칫솔질을 할 경우 잇몸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탄력도 생기며 피도 잘 나지 않는다. 잇몸염증이 가라앉은 후에는 일반인 권장 칫솔질인 회전법을 사용하는게 바람직하다. 바스법이 잇몸질환에는 효과적이지만 치아에 치석이 더 많이 생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우울감이 있을 때는 구강 상태가 나빠지지 않도록 청결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칫솔질을 거르지 말고 정기적인 치아건강검진이나 치아에 이상이 있을 경우 즉시 치과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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