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어요] 비탈길도 거뜬한 소형차의 반전..르노 클리오

  • 등록 2018-05-17 오전 5:30:00

    수정 2018-05-17 오전 5:30:00

르노 클리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유럽에서 10년간 해당 세그먼트를 호령하고 국내에 처음 상륙한 르노의 대표 소형 해치백 모델 클리오를 지난 15일 강원도 강릉과 정동진 해변 구간을 위주로 경험했다.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국내에 먼저 들어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해치백 버전 느낌이다. 전체적으로는 동글 하면서도 앞과 뒤의 범퍼와 사이드라인에 일직선의 포인트를 줘 역동성을 가미, 마냥 순둥이만은 아니라는 것을 외면에서부터 보여준다.

실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지만,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문 안쪽과 시트의 저렴한 마감재가 눈에 들어온다. 전동·통풍시트나 열선 스티어링 휠, USB 충전 등 최근에는 소형차에도 들어가기 시작하는 편의사양들이 빠진 점도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지금 열거한 ‘조금의 단점’이 르노 클리오가 가진 ‘커다란 매력’을 가릴 정도는 아니다. 말 그대로 있었다면 더할 나위 없었겠다 싶은 정도다.

최고출력 90마력이라는 제원의 숫자가 주는 의심은 시동을 걸고 첫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순간 사라진다. 1.5ℓ 터보 디젤 엔진과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조합에 1152㎏에 불과한 가벼운 몸체가 만나 경쾌한 스텝을 밟기 시작한다. 작은 차라서 주는 가벼운 느낌의 경쾌함이 아니라, 트랙에서도 거뜬할 법한 낮고도 민첩한 몸놀림이 인상적이다.

특히 코너링 구간에서 르노 클리오의 주행 성능은 발군이다. 심한 곡선이 반복되는 해안도로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핸들을 과감하게 움직이는 데도 클리오는 좌우로 쏠리는 롤링 없이 깔끔하게 도로를 읽어나갔다.

고속도로 직선 구간에서는 이윽고 내가 타고 있는 차가 소형차임을 잊게 한다. 시속 100㎞ 이상을 쏜살같이 주파하는 동시에 강한 힘을 유지한다. 기존에 비슷한 차급이나 제원을 갖춘 경차나 소형차에서 흔히 느낄 수 있었던 가속에서의 답답함이 클리오에선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정동진에서 강릉으로 넘어가는 중간에 나온 가파른 산길에서도 이 힘은 유지된다. 상대적으로 평상시보단 엔진음이 강해지긴 하지만 속도가 줄지 않고 평지를 달리듯 편안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오가며 급가속도 몇 차례 진행했지만, 60여km를 달린 뒤 트립에 찍힌 실주행 연비는 공인연비(17.7㎞/ℓ)와 거의 같은 수치가 찍혔다. 마음먹고 연비 주행을 펼친다면 리터당 20㎞를 넘는 건 일도 아닐 것으로 보인다. 판매가격은 젠(Zen)과 인텐스(Intens) 트림이 각각 1990만원과 2320만원이다. 유럽보다 1000만원가량 저렴하게 책정했다는 게 르노삼성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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