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ㆍ동부화재도 대규모 자본확충...보험사들 러시

  • 등록 2017-04-09 오전 6:00:00

    수정 2017-04-09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금리인상과 회계기준 변화 등으로 자본여력이 낮은 보험사들이 연이어 채권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7일 투자은행업계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대표주관사로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KB투자증권을 선정하고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착수했다. 동부화재 역시 지난 6일 주관사 선정을 위한 증권사 PT(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고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 중이다.

이들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는 것은 금리 인상에 대비해 지급여력비율(RBC) 하락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자본확충 차원으로 풀이된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RBC비율은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본여력을 알 수 있는 지표로 감독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대해상은 장기위험손해율과 자동차보험손해율 개선 등으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으나 낮은 자본여력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현대해상의 RBC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58.29%로 전기 대비 12.86%포인트 하락했다. 금리 상승시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를 하회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태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해상에 대해 “보험업법상 가용자본으로 인정되는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상승시킬 수있는 RBC비율은 50%포인트 수준으로, 중기적으로 진행되는 자본규제 강화와 거시환경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녹록지 않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4만원에서 3만7000원으로 내렸다.

동부화재 역시 지난해 말 기준 RBC비율이 173.6%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전환하면서 금리 인상에 따른 RBC비율 하락 위험에 노출됐다. 금리가 추가로 오를 경우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해 RBC비율이 급락할 수 있다.

보험사들의 RBC비율은 지난해 11월 시장금리 상승과 RBC비율 산정시 자회사 위험까지 모두 반영하는 연결기준으로 바뀌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MG손보가 229%에서 133.6%로 급락했고, 롯데손보(150.1%), 한화손보(153.2%) 등이 권고 수준을 간신히 넘기고 있다. 생보사에서는 KDB생명과 흥국생명이 각각 125.7%와 145.4%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에 보험사들의 채권발행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앞서 지난달 흥국생명과 한화손해보험도 각각 350억원, 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사모 방식으로 발행한 바 있고, 농협생명과 농협손보, 흥국화재 등은 후순위채로 자본 확보에 나섰다. 보험업계 최초로 공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한화생명은 지난 6일 기관수요예측에서 5550억원이 몰리면서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성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자본확충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신종자본증권에 비해 금융당국 승인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후순위채 발행이 특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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