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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부동산 중개업소로 발길을 옮기자 공실인 오피스텔 상가 매물이 수두룩하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 J공인 관계자는 “최근 들어 상가 매입이나 임대 문의가 뚝 끊기며 오피스텔 단지 2~3층에 들어선 상가 대부분이 텅 빈 상태”라며 “한때 최고 7000만~1억원까지 웃돈(프리미엄)이 붙었던 1층 상가도 공실률(전체 점포 중 빈 곳의 비율)이 50%를 웃돌면서 웃돈 역시 빠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오피스텔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불꺼진 집이 늘어나자 오피스텔 상가를 찾는 고정 배후수요도 덩달아 줄면서 상가 임차인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실제로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도심권 초역세권 오피스텔 단지를 제외하곤 입주한 지 꽤 됐는데도 점포 주인이나 임차인을 찾지 못해 텅 비어 있는 상가가 적지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연준)가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기준금리 상승 가능성마저 점쳐지는 상황에서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오피스텔 공급 과잉 …오피스텔 상가도 공실 50~70%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입주한 오피스텔은 1만 8120실로 지난해(1만 3246가구)보다 37%(4874가구)나 늘었다. 최근 5년 새 입주 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2년(4874가구)과 견줘 2.7배나 급증한 수치다. 서울시는 2011년부터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에 짓는 주거복합건물에 상가 등 순수 비주거 용도의 비율을 전체 용적률의 10%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오피스텔 물량이 쏟아지면서 오피스텔 내 상가도 덩달아 늘어난 셈이다.
오피스텔 물량이 집중되고 있는 수도권 신도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수원 광교신도시 중심권에 위치한 B오피스텔 상가(전용 50㎡)의 경우 1층인데도 보증금 1억원, 월세 450만원으로 월 임대료를 3개월 전보다 50만원 더 내렸지만 아직까지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광교신도시에선 오는 2018년까지 총 1만 5000여실의 오피스텔이 입주할 예정이어서 오피스텔 단지내 상가시장 침체는 한동안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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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내 상가 수익률이 곤두박질친 데는 일반상가보다 높게 책정된 분양가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에프알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 평균 분양가는 2013년 3.3㎡당 3598만원에서 올해 3862만원으로 4년 새 7.3% 올랐다. 전체 상가 평균 분양가(3.3㎡당 2558만원)보다 51%나 높은 것으로 주거수요를 고정적으로 확보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 분양가(1782만원)의 두 배를 웃돈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이 주로 500실 이하의 소규모로 지어져 고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요에 한계가 있는 만큼 주변 상권과의 연계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오피스텔이 역 주변이나 대로변에 공급되다 보니 오피스텔에 딸린 상가 역시 표면적인 입지 조건이 좋아 보일 수 있다”면서도 “아파트 단지와 달리 고정수요가 부족한 오피스텔의 특성상 외부에서 사람들이 모여드는 주변 상권이 형성돼 있는 곳인지를 잘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오피스텔 내 상가는 공실 여부에 의존하지 않는 상권이 돼야 수익률을 낼 수 있지만 외부 고객을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향후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투자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