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에 금리 인상까지…'오피스텔 상가' 투자 주의보

오피스텔 공급과잉…오피스텔 상가 공실에 울상
서울·수도권 오피스텔 상가 50~70%가 빈집
오피스텔 상가 평균 분양가 3.3㎡당 3862만원
아파트 단지 상가(1782만원)분양가 '2배' 웃돌아
금리상승 가능성에 투자 심리 꽁꽁…꼼꼼히 따져야
  • 등록 2016-12-22 오전 5:00:00

    수정 2016-12-22 오전 8:02:35

△ 오피스텔이 공급 과잉에 시달리면서 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시장에도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들어선 한 오피스텔 1층 상가에 분양·임대를 알리는 광고물이 걸려있다.
[글·사진=이데일리 김성훈 원다연 기자] 맹추위의 기세가 한풀 꺾인 지난 20일. 서울지하철 5호선 발산역 2번 출구를 나서자 내년 초 완공을 앞둔 오피스텔 공사 현장에선 근로자들이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오피스텔 건물 수십 채가 들어선 강서로 6차선을 따라 걸으니 빽빽이 들어선 오피스텔 1~2층에 ‘임대 문의’나 ‘최저가 상가 분양’이라는 문구가 곳곳에 붙어 있다.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로 발길을 옮기자 공실인 오피스텔 상가 매물이 수두룩하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 J공인 관계자는 “최근 들어 상가 매입이나 임대 문의가 뚝 끊기며 오피스텔 단지 2~3층에 들어선 상가 대부분이 텅 빈 상태”라며 “한때 최고 7000만~1억원까지 웃돈(프리미엄)이 붙었던 1층 상가도 공실률(전체 점포 중 빈 곳의 비율)이 50%를 웃돌면서 웃돈 역시 빠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오피스텔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불꺼진 집이 늘어나자 오피스텔 상가를 찾는 고정 배후수요도 덩달아 줄면서 상가 임차인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실제로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도심권 초역세권 오피스텔 단지를 제외하곤 입주한 지 꽤 됐는데도 점포 주인이나 임차인을 찾지 못해 텅 비어 있는 상가가 적지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연준)가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기준금리 상승 가능성마저 점쳐지는 상황에서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오피스텔 공급 과잉 …오피스텔 상가도 공실 50~70%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입주한 오피스텔은 1만 8120실로 지난해(1만 3246가구)보다 37%(4874가구)나 늘었다. 최근 5년 새 입주 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2년(4874가구)과 견줘 2.7배나 급증한 수치다. 서울시는 2011년부터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에 짓는 주거복합건물에 상가 등 순수 비주거 용도의 비율을 전체 용적률의 10%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오피스텔 물량이 쏟아지면서 오피스텔 내 상가도 덩달아 늘어난 셈이다.

이렇다 보니 상가 임대료도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 인근에 입주한 A오피스텔 2층 상가(전용면적 25㎡)는 당초 보증금 3000만원에 350만원을 책정했다가 이달 들어 300만원으로 월 임대료를 낮췄다. 오피스텔 공급 과잉 여파가 오피스텔 단지내 상가시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오피스텔 물량이 집중되고 있는 수도권 신도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수원 광교신도시 중심권에 위치한 B오피스텔 상가(전용 50㎡)의 경우 1층인데도 보증금 1억원, 월세 450만원으로 월 임대료를 3개월 전보다 50만원 더 내렸지만 아직까지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광교신도시에선 오는 2018년까지 총 1만 5000여실의 오피스텔이 입주할 예정이어서 오피스텔 단지내 상가시장 침체는 한동안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임대료가 하락하면서 수익률에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지역 오피스텔 평균 임대수익률은 지난 5년 새 2012년 5.64%에서 지난달 5.16%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오피스텔 내 상가 수익률은 이 보다도 낮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서구 마곡동 M공인 관계자는 “세입자를 찾지 못한 빈 상가 물량이 적지 않다 보니 임대 수익률이 계속 내려가고 있다”며 “임대료를 더 내리지 않는다면 기업체 입주가 본격화되는 2~3년간 공실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높은 임대료에 고정 수요 부족…추가 상권 여부 따져야

오피스텔 내 상가 수익률이 곤두박질친 데는 일반상가보다 높게 책정된 분양가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에프알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 평균 분양가는 2013년 3.3㎡당 3598만원에서 올해 3862만원으로 4년 새 7.3% 올랐다. 전체 상가 평균 분양가(3.3㎡당 2558만원)보다 51%나 높은 것으로 주거수요를 고정적으로 확보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 분양가(1782만원)의 두 배를 웃돈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이 주로 500실 이하의 소규모로 지어져 고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요에 한계가 있는 만큼 주변 상권과의 연계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오피스텔이 역 주변이나 대로변에 공급되다 보니 오피스텔에 딸린 상가 역시 표면적인 입지 조건이 좋아 보일 수 있다”면서도 “아파트 단지와 달리 고정수요가 부족한 오피스텔의 특성상 외부에서 사람들이 모여드는 주변 상권이 형성돼 있는 곳인지를 잘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오피스텔 내 상가는 공실 여부에 의존하지 않는 상권이 돼야 수익률을 낼 수 있지만 외부 고객을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향후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투자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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