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이용한 여행 후 차곡차곡 쌓이는 마일리지는 언젠가는 마일리지로 공짜 여행을 하겠다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어 항공사의 충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마일리지가 마냥 적립돼 있는 것은 아니다. 2년 뒤부터는 순차적으로 소멸된다. 2008년 도입된 항공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2018년에 도래하기 때문이다.
2년이면 아직 여유롭다고 생각되지만 그렇지 않다. 마일리지로 구입할 수 있는 보너스 항공권은 각 항공편당 5% 밖에 되지 않아 구입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마일리지 유효기간 언제까지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은 각각 2008년 7월과 10월에 마일리지 유효기간제도를 도입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2008년 7월부터 쌓인 마일리지에 대해서 10년의 유효기간을 뒀다. 이 유효기간은 연간 개념으로 2008년 7월1일에 적립했다면 2018년 7월1일까지가 아니라 2018년 12월31일까지 쓸 수 있다. 2008년 7월1일 이전에 적립한 마일리지는 유효기간이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보다 3개월 늦은 2008년 10월에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도입했다. 고객 등급에 따라서 유효기간을 10년(매직마일즈·실버·골드), 12년(다이아몬드·다이아몬드 플러스·플래티늄)으로 차등 부여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해당 월말까지를 유효기간으로 뒀다. 즉 2008년 10월1일에 적립한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은 2018년 10월31일까지다.
두 항공사 모두 마일리지를 사용하게 되면 자동으로 유효기간이 짧아 소멸될 우려가 있는 마일리지부터 자동 차감한다.
항공사들은 미리 예약하면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마일리지 항공권을 구입하려고 시도해 본 사람들은 ‘도대체 살 수 있는 좌석이 몇개나 되는것이냐’ 라고 따질 정도로 항공권 구입은 어렵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각 항공편에 할당되는 마일리지 좌석은 5%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그런데 이마저도 성수기와 비수기, 노선에 따라서 각각 다르다. 항공사들은 영업기밀이라며 몇개의 좌석을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장거리 노선의 경우 3~6개월 전에도 좌석 구입이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항공사들 좌석은 안늘리고 사용처 늘려
마일리지 적립 고객들 대부분이 보너스 항공권 구입이나 좌석 업그레이드를 원하고 있지만 항공사들은 이러한 노력을 하지 않고 다른 사용처만 확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삼성전자·SK텔레콤과 함께 항공 마일리지로 ‘갤럭시S7’을 살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대한항공은 일부 여행상품과 여행지의 입장료를 마일리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하고 있다. 렌터카 이용시 할인 혜택을 받도록 하는 제휴상품도 잇따라 내놨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소량의 마일리지 이용을 독려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즉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도래한 고객을 위한 사용처 확대라기 보다는 마일리지가 많이 쌓이지 않게 하기 위해 미리미리 소비자들이 마일리지를 사용하도록 유인하는 정책이다.
항공사는 마일리지가 쌓이면 그만큼 부채가 늘어나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높아진다. 2008년 마일리지 유효기간제도를 도입했던 것도 이 이유 때문이다. 마일리지 적립에 따른 항공사의 부채는 이연 수익이라는 항목으로 구분되는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연 수익은 대한항공 1조7000억원, 아시아나항공 4920억원에 달한다.
결국 유효기간이 지나도록 마일리지를 쓰지 않고 소멸되면 항공사에만 좋은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