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던 이 아파트가 요즘 너무 잘 나가고 있다. 연 7.6%의 짭잘한 임대수익률을 올리며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것이다. 이 아파트 소유자들은 현재 보증금 2000만원에 월 80만원 선에 분리 공간을 세놓고 있다. 인근 롯데캐슬리치공인 한검서 대표는 “최근 들어 내 집에 살면서 임대 수익도 얻으려는 수요가 늘면서 부분임대 아파트를 사려는 문의 전화가 부쩍 많아졌다”며 “매물이 없다보니 부르는 게 값일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용두 롯데캐슬 리치 전용 114B㎡형은 부분임대가 안되는 114A㎡형보다 1억원 정도 비싼 8억~8억2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한때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부분임대형 아파트가 최근 재조명받고 있다. 도입 초기에는 한 집에 벽을 하나 두고 임대인(집주인)과 임차인(세입자)이 함께 산다는 거부감에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았지만 전월세난이 심화되고 은퇴세대를 중심으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익’과 ‘주거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대안 상품으로 떠오른 것이다.
거주와 임대 수익 ‘일석이조’
부분임대 아파트란 현관문과 화장실 등을 두 개 이상 배치해 한 지붕 아래 두 가구가 거주할 수 있도록 한 아파트를 말한다. 분리된 공간은 세를 놓아 임대수익을 올리거나 부모세대와 자녀세대가 함께 사생활을 지키며 한집에서 사는 식으로 활용된다.
부분임대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임차수요 역시 적지 않다. 부분임대형 아파트가 들어선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 웰스트림’ 인근에 있는 A공인 관계자는 “주변 오피스텔이나 빌라와 임대료가 비슷하면서도 관리비가 더 저렴한 데다가 다양한 커뮤니티시설도 이용할 수 있어 인기가 많다”며 “특히 치안 등에 민감한 여성으로부터 문의가 잦다”고 전했다.
배후 수요 확보가 관건…소음·구조 등도 꼼꼼히 따져야
한 집을 두 가구가 나눠서 쓰는 탓에 소음 등에 취약하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주택법상 세대 간에 연결문 또는 경량구조의 경계벽 등을 설치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분리임대형 아파트에 산 경험이 있는 이선동(32)씨는 “소음이 없을 것이란 주인집 말과 달리 물 내리는 소리나 TV소리, 심지어 말소리까지 들려 결국 참지 못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임대 수입을 노리고 분리임대형 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세탁기와 에어컨을 놓을 자리가 없어 곤혹스러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간혹 그런 민원이 오지만 주택법상에는 욕실·부엌·현관만 의무 설치하도록 돼 있어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