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에 있는 ‘영통 업타운코트 더 테라스’ 타운하우스 분양홍보관을 찾은 이모(34)씨. 인근 수원에 살고 있는 그는 당초 광교신도시 아파트 매입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광교 아파트는 전용면적 84㎡짜리 시세가 7억원을 넘어 설 만큼 많이 가격이 올랐다. 이씨는 같은 값이면 연면적 포함한 전용 262㎡(79평) 짜리가 타운하우스가 낫다고 판단해 최근 이 쪽에 부쩍 관심을 쏟고 있다.
서울·수도권에서 10억~20억원 선에 이르던 고가의 타운하우스가 최근 4억~7억원의 중·저가로 낮아져 나오고 있다. 2000년대 중·후반 고소득층을 위한 고가 전략으로 타운하우스 분양이 잇따라 실패한 이후 주요 수요층을 중산층으로 조정한 결과다. 주택 규모도 중·대형에서 중·소형으로 줄고, 마감재도 고급 타일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목재로 바뀌고 있다. 이 때문에 실속형 타운하우스를 찾는 수요자가 점차 늘고 있다.
10년 전만해도 타운하우스는 고급형이 주를 이뤘다. SK건설이 용인시 동백지구에 지은 ‘동백 아펠바움’이 고급형의 대표 상품으로 꼽힌다. 이 타운하우스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1·2·3 단지에 걸쳐 총 166가구를 분양했다. 이 때부터 용인 동백·죽전지구와 화성 동탄신도시 등에 타운하우스가 잇따라 공급됐다. 당시 이들 지역에 들어선 타운하우스는 분양가가 10억원을 훌쩍 넘었다. 아펠바움 분양 관계자는 “당시 동백지구 인근 타운하우스들은 평균 분양가가 3.3㎡당 2300만~2500만원으로, 전용 257㎡형이 15억~17억원대였다”고 말했다. 아펠바움 2단지는 결국 미분양됐고, 할인분양을 거쳐 2014년 8월에야 겨우 완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고가에다 중대형 타운하우스는 미분양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요즘은 몸집을 줄이고 가격도 낮춰 내놓는 게 일반적”이라며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타운하우스도 전용면적 85㎡ 이하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전원주택 전문업체 대정하우징 박철민 대표는 “요즘 전용 68~84㎡짜리 타운하우스가 3억~5억원대에 분양되는 경우도 많은데, 내부 마감재 선택과 땅값에 따라 가격이 차이가 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가격 상승 기대 ‘솔솔’… “입지도 잘 따져봐야”
실속형 단지의 경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 실제로 중·저가로 공급된 타운하우스 매매가격이 최근 들어 오르는 추세다.
2012년 고양시 일산구에 공급된 성우오스타(124가구) 전용 154㎡형 매매 가격은 현재 4억 9000만원(부동산114 시세) 선으로 분양가 대비 3000만원 가량 오른 상태다. 반면 고가에 분양된 타운하우스 시세는 아직까지 분양가를 밑돌고 있다. 동백동 D공인 관계자는 “동백 아펠바움 2단지(82가구) 분양가는 전용 257㎡ 기준 15억원이 넘었지만 현재 12억원에 나온 매물도 팔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대부분 타운하우스가 들어선 곳이 택지지구 언저리나 도시 외곽에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타운하우스 투자에 앞서 적정 가격 여부 뿐만 아니라 역세권 및 직주 근접성 등 입지도 우선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