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곤 지난 2박 3일간의 호텔비와 트레킹 비용 등을 계산하고, 엘 칼라파테로 가는 차편까지 결제했다. 지배인은 첫 날 우리에게 큰 소리친 게 미안했던지 상당히 큰 금액을 할인해줬다. (정확한 액수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든 칼라파테로 갈 수 있으니 괜찮다.
통상 엘 칼라파테에서 토레스 델 파이네로, 토레스 델 파이네서 푸에르토 나탈레스로 가는데 우리는 완전히 거꾸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때문에 널찍한 벤츠 승합차에 우리 둘만 타고 칼라파테로 이동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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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비스타 로비 겸 식당에 들어서자 얼마만인지 모르게 한국어가 들렸다. “안녕하세요. 고생 많으셨죠?” 어찌나 반갑던지…. 친절한 한국인 부부는 우리에게 방을 안내해주고는 내일 페리토 모레노 투어를 예약해줬다. 빅아이스 투어는 이미 마감인지라 미니 트레킹으로 대체한다. 사실 오래 걸을 자신이 없긴 했는데, 마감됐다니 웬지 아쉬운 마음이 더 크다.
국경에서 3~4시간 대기했다는 우리의 얘기에 주인장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운이 안 좋으면 2~3일씩 국경이 열리지 않는 때도 있다고…. 정말 그에 비하면 서너시간은 운이 참 좋았다 싶다.
짐을 대충 풀고는 시내 약국을 찾았다. 신랑이 에코캠프에서 난로에 불을 피우다 손을 좀 데었기 때문이다. 오른쪽 손등에 검게 자리한 화상자국은 열심히 화상약을 바른 덕에 다행히 지금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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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부엌이 딸린 숙소여서 약국에 갔다 근처 마트에서 저녁거리도 샀다. 이번 여행중 직접 식사를 해먹은 곳은 린다비스타가 유일하다.
우리는 마트에서 충분히 남미스러운 음식들을 구경하고 두툼한 베이컨과 식빵, 달걀과 야채, 새우, 맥주, 땅콩, 과자 등등을 한 바구니 사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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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새우는 맛있게 잘 먹었다. 맥주를 마시며 결혼식이 끝나고 뉴욕에서부터 칸쿤, 산티아고, 파타고니아 등 여행하며 찍은 사진들과 동영상을 처음으로 같이 봤다. 이후로도 여행이 끝날때까지 신랑이 매일 지고 다닌 노트북은 이날 딱 한번 빛을 봤을 뿐 계속 가방속에 짐으로 남았다.
내일은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보는 날. 마젤란 펭귄에 이어 신랑이 기대하는 두 번째 핫 스팟이다.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야 하기에 일찌감치 씻고 잠을 청했다. 가까이서 보는 빙하는 대체 어떤 느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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