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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김광석(1964∼1996)의 노래를 소재로 한 주크박스 창작뮤지컬 ‘그날들’. 지난해 첫선을 보인 후 서울공연 객석 점유율 96%, 총 관객 14만명을 끌어모으며 창작뮤지컬로는 이례적으로 초연 공연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대통령의 딸과 수행 경호원의 사라진 행방을 뒤쫓는 경호부장 ‘정학’ 앞에 그때 사라진 경호원 동기생 ‘무영’과 ‘그녀’의 흔적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올해 다시 돌아온 ‘그날들’은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 중이다. 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뮤지컬센터 대극장서 개막한 이후 2주 연속 국내 최대 공연예매사이트 인터파크에서 뮤지컬부문 예매율 1위를 차지했다. 내년 1월 18일까지 이어질 ‘그날들’의 흥행요소는 뭘까. 놓치면 아쉽고 알고 보면 더 재밌는 ‘그날들’의 숨은 관람 팁을 꼽아봤다.
△무대 메운 대형 철구조물…“실제 경호원 훈련 재현”
이번 앙코르공연은 다각도에서 변화를 꾀했다. 극 초반에 마치 20년 전 주인공의 기억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흡입력 있는 영상을 새롭게 기획했다. 또 뮤지컬 ‘프리실라’ ‘카르멘’ 등에서 역동적인 안무를 선보인 신선호 안무감독과 영화 ‘해적’ ‘루시’ 등에서 거침없는 액션 장면을 보여준 서정주 무술감독을 투입해 배우들의 움직임에 난이도를 높였다.
△빨간 넥타이·빨간색 원피스…관계 암시하는 ‘복선’
‘그날들’의 공연시간은 155분. 2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끊임없는 복선과 은유가 등장한다. 가령 공연 초반 TV를 보다가 “요즘엔 통역사도 예쁘다”고 하는 정학의 대사. 그가 모르고 지나쳤던 ‘그녀’는 곧 두 남자 사이에서 삼각 로맨스를 일으키는 여주인공이다.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선택할 수 없었던 시대를 나타내는 회전무대, 희미한 기억을 상징하는 실커튼의 장치를 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자리 세 칸 차지하고 있는 곰인형은 누구?
1000석이 넘는 대학로뮤지컬센터 대극장 맨 앞줄을 누구보다 먼저 차지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흰색 곰인형이다. 1층 B열 한가운데 곰인형 3개가 놓여 있는 이유는 뭘까. 관객의 불편을 적극 개선한 처사다. 라이브음악이 흐르는 뮤지컬의 특성상 객석 가장 앞쪽에는 오케스트라와 음악감독이 자리한다. 이리저리 움직이는 음악감독이 관객의 시야를 가릴 수 있어 곰인형 3마리로 불편함을 해소했다는 것.
장 연출은 “이미 초연에서 돌다리는 두들겨봤으니 돌다리인 것은 놔두고 아닌 것은 들어냈다”며 “뭐가 바뀌었나 싶을 정도로 디테일하게 수정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1~2초의 섬세함이 관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