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목동…新부동산1번지

  • 등록 2014-09-18 오전 6:30:00

    수정 2014-09-18 오전 6:30:00

[이데일리 양희동 김성훈 기자] “매매 문의가 전달 대비 3~4배 이상 늘고 호가도 보름 새 수천만원씩 뛰고 있어요. 주택시장 상황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아졌습니다.”(서울 양천구 목동 한빛공인 관계자)

재건축 연한 단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9·1 부동산 대책’의 최대 수혜지인 서울 양천구 목동이 대한민국 집값 상승의 새 진원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들은 불과 최근 한달 새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최고 2억원이나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약 2만 가구 규모의 목동이 재건축 사업을 통해 서울 도심 속 미니신도시급 주거촌으로 거듭나면 향후 집값이 강남권 핵심 지역과 비슷하게 형성되거나 오히려 능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목동신시가지 아파트(1~14단지)의 매매 호가는 평균 10%가량 오르며 전달 대비 2000만~2억원 뛰어올랐다. 목동 3단지 전용 145.13㎡형의 경우 지난달 11억원대 초반에서 이달 현재 13억원 중반대로 상승했고, 1단지 전용 123.19㎡형도 10억원 안팎에서 11억~12억원대로 오른 상태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호가가 같은 기간 1000만~6000만원 오른 것에 비해 2~3배가 넘는 상승 폭이다.

하지만 목동지역 매매 거래량은 눈에 띄게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이달 들어 17일까지 양천구 아파트 거래량은 130건을 기록, 전월(275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를 담은 7·24 대책 영향으로 급매물이 모두 소진됐고, 9·1 대책 이후엔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며 매물을 몽땅 거둬들인 탓이다.

목동 민성기 한진공인 대표는 “9·1 부동산 대책이 목동 집값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 추석 연휴 때도 매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며 “오른 호가가 거래로 이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매매시장에서 물건 확보가 어려워지자 경매에도 수요가 몰리고 있다. 이달 경매시장에 나온 목동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전달(84.49%)보다 5.71%포인트 상승한 90.2%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목동 집값이 강남권을 위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에서 비강남권 중 유일하게 버블세븐 지역으로 지목됐던 2006년 목동의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2543만원까지 올라 반년 이상 송파구 시세를 넘어선 전례가 있다. 전문가들은 2만 가구가 넘는 물량과 탄탄한 교육 인프라로 무장한 목동이 재건축사업을 본격 추진하면, 수년 안에 3.3㎡당 매매가격이 현재 1980만원선에서 3000만~3500만원 선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목동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고소득 전문직 커뮤니티가 자리잡고 있어 고급 주택 수요가 충분하다”며 “재건축이 추진되면 집값이 이 지역 주상복합아파트(3.3㎡당 2800만원 선) 수준을 뛰어넘어 강남권 주요 주거지인 잠실은 물론 개포·대치동까지 따라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00년 이후 강남3구와 목동의 분기별 3.3㎡당 평균 매매가 변화 추이. 한때 버블세븐으로 지목되며 2006년 송파구 집값을 뛰어넘었던 목동이 9·1대책 이후 다시 한번 강남권을 위협하고 있다. [자료=부동산114·단위=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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