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다 미국이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검토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불안감이 더 확산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이 고민에 빠졌다. ‘BBB’ 등 시장에서 외면 받는 등급의 기업은 물론 ‘AA’급 우량 기업들도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지난 12일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CJ헬로비전은 ‘AA-’의 우량 신용등급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수요예측은 참패였다. 1500억원 규모 회사채 중 희망금리 밴드에 들어온 유효수요는 200억원에 불과했다. 그나마 유효수요에 포함되지 않는 수요도 400억원에 그쳤다.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미달사태를 초래한 셈이다.
CJ헬로비전은 희망금리를 적정 수준에 맞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흥행에 참패한 이유는 시장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는 탓이다.
6월 둘째 주 회사채 발행 규모는 7500억원으로 전주 대비 무려 5668억원이나 급감했다. 6월 셋째 주 회사채 발행도 4810억원으로 월초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회사채 발행에 앞서 실시되는 수요예측엔 찬바람이 더 쌩쌩 분다. 이달 회사채 수요예측 규모는 지난해 5월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다 보니 회사채를 사고파는 유통시장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본드웹에 따르면 4월 마지막 주 5조8851억원에 이르렀던 회사채 거래량은 5월 마지막 주 4조3337억원으로 줄었고, 이달 둘째 주에는 3조4750억원에 그쳤다.
문제는 회사채 시장의 위기가 당장 해소되긴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 13일 채권 금리가 잠시 하락 반전하긴 했지만 당분간 금리상승은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미국이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앞두고 있는데다 금리가 오르면서 손절매 물량도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큰 탓이다.
신동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경기회복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으로 중장기적을 시중금리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