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이 전국을 돌며 녹음한 노래소리가 뒤를 잇는다. 산사의 비구니 스님이 어색한 미소로, 홍대 앞 놀이터를 무대삼아 공연하는 인디밴드의 여성보컬은 터질듯한 목소리로 `아름다운 강산`을 부른다.
경운기에 나란히 앉은 노부부가 자꾸 틀리는 박자에 낯을 붉히는 정겨운 모습이 등장하고 명동 거리의 외국인이, 고등학교 반 친구들이 함께 부르는 `아름다운 강산`이 울려 퍼진다.
박정현의 노래와 1000명의 대합창이 어우러진 클라이막스는 압권이다. "`평양성`을 저렇게 만들었으면 1000만 관객은 들었겠다" 이 감독이 들으면 뼈아플, 관람객의 농섞인 평이다.
이 감독은 영화 평양성 참패후 1년 동안 이 뮤직비디오 아닌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작업에 매달렸다는 후문이다.
지난 12일 개막한 여수 엑스포에는 총 7개 기업관이 문을 열었다. 삼성, 현대차, LG, 포스코 등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의 기업관 사이에 하얀 그물망에 둘러싸인 SK텔레콤(017670)의 `행복구름(WE-Cloud)관이 서 있다.
솜사탕이나 구름을 연상시키는 두겹의 그물망은 SK텔레콤의 통신망(NET)를 상징한다. 높이 20미터에 가로와 세로가 각각 27미터나 되는 건물의 외벽을 그물로 둘러싸기 위해 골프연습장에 그물을 설치하는 전문가들이 동원됐다.
스마트폰을 차 가까이 대면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으로 문이 열리고 시동이 걸린다. 운전석 옆 거치대 스마트폰을 끼워넣으면 차량의 현재 상태를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이상여부를 확인하고 목적지를 입력하자 차가 출발한다.
차 앞 스크린에 미래도시의 전경이 스쳐 지나가는 사이 주변 식당 정보를 검색해 예약하고 최신 뮤직비디오를 골라 본다. 요새 운전중 DMB 시청이 문제라지만 운전자가 핸들에서 손을 떼도 알아서 목적지를 찾아 달리는 스마트카에는 해당사항이 없다.
SK텔레콤 기업관을 방문했던 VIP들중 여럿이 `전시가 끝난 뒤 구매할 수 있냐`는 질문을 해왔다는 게 안내를 맡은 도우미의 귀뜸이다.
일제시대 강제징용된 노동자들이 뚫은 여수의 마래터널을 재현해 놓은 통로를 지나 3층에 오르면 소극장 입구가 보인다.
SK그룹 임직원들이 스마트폰으로 직접 촬영하고 편집한 영화를 상영하는 스마트폰 영화관이다. 엄마가 작가, 아이들이 배우, 아빠가 감독을 맡는 식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4면체 초대형 영상관 `뷰티플 스케이프`가 기다린다. 혹 1,2층 전시물이 지루하고 재미없었더라고 중간에 관람을 접으면 후회할 게다.
SK텔레콤이 숨겨놓은 비장의 `한방`이 이 영상관이다. 4개의 스크린속에 수십개로 나뉘어 돌아가는 영상들을 눈이 미처 따라가지 못한다. 10여분간 이어지는 장관과 노래가 남긴 감흥은 건물을 나와서도 이어진다.
"아름다운 이곳에 자랑스런 이곳에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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