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소폭하락..경기둔화 우려(종합)

유로존지표 둔화-유가 상승세, 경기에 부담
에너지관련주 강세..은행-IT주 부진
  • 등록 2012-02-23 오전 6:08:17

    수정 2012-02-23 오전 6:08:17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대체로 혼조양상을 보였지만 3대지수 모두 소폭 하락했다. 중국과 유로존 제조업 지표가 부진한데다 국제유가 상승과 기술적 저항선 부담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22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7.02포인트, 0.21% 하락한 1만2938.67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대비 4.55포인트, 0.33% 낮은 1357.66을, 나스닥지수도 15.40포인트, 0.52% 떨어진 2933.17을 각각 기록했다.

예견된 일이긴 했지만 실제 피치가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CCC`에서 `C`로 두 단계 내리자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또 이달 유로존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한 달만에 다시 기준치인 50선 아래로 내려온 것이 부담이 됐다.

그러나 미국 기존주택 판매가 최근 20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지수 낙폭을 다소 줄였다.

업종별로는 유가 상승으로 에너지 관련주가 강했던 반면 은행주는 부진한 모습이었다.

개장전 시장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내놓은 IT 대형주인 델이 5.82%나 하락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라이벌인 휴렛-패커드도 장 마감후 실적 발표 우려에 1.40% 동반 하락했다. 크레디트스위스가 목표주가를 600달러까지 상향 조정한 애플 역시 0.35% 하락했다.

톨 브라더스는 분기 손실을 기록한 뒤로 5% 이상 큰 폭 하락했고 할인점 업체인 달러트리도 시장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으로 인해 1%에 못미치는 하락률을 보였다.

반면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내놓은 네이버스 인더스트리스가 7% 가까이 급등했고 슬럼버거와 핼리버튼 등 다른 원유 서비스기업들도 2~3%씩 상승했다. 천연가스업체인 레인지 리소스도 3% 가까이 상승했다.

◇ 美, 최고법인세율 35→28% 인하추진

이날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최고 법인세율을 35%에서 28%로 낮춰 기업들에게 적용되는 실효세율을 현행 32%에서 25% 수준으로 낮춰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의 법인세율은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

대신 그동안 세금을 매기지 않았던 해외에 거점을 둔 자회사를 통해 벌어들인 기업들의 수익금에도 최저 세율을 새로 부과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제는 해외로 일자리를 수출하는 기업에 대해 보상하는 일을 중단하고 미국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들에게 보상해야할 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예상했던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을 국내에 들여올 때에는 35%나 물리던 세금을 최저 세율로 적용해 주는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그동안 구글이나 애플 등 대기업들이 해외에 쌓아둔 1조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국내 투자로 이끄는 방안으로 검토돼 왔었다.

아울러 미 정부는 법인세율을 깎아주는 대신 생기는 세수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보험사와 투자기업, 정유와 가스회사 등에 제공하던 각종 세금 감면제도를 철폐하기로 했다. 다만 기업 연구개발, 제조업, 재생에너지 분야의 세금우대 조치들은 종전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이같은 방향으로 세제를 개편할 경우 향후 10년간 2500억달러의 세수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 美 기존주택 판매, 20개월래 최대증가

미국의 지난달 기존주택 판매가 깜짝 호조세를 보였다. 판매량 증가가 20개월만에 최대치로, 주택경기 회복 기대를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미중개인협회(NAR)는 지난 1월중 미국 기존주택 판매가 전월대비 4.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한 1.9%는 물론 지난해 12월 확정치인 0.5% 감소를 큰 폭 상회했다. 특히 이는 지난 2010년 5월 이후 1년 8개월만에 최고였다. 다만 연율로 환산한 판매 주택수는 457만채로 전월의 438만채보다 큰 폭 증가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465만채보다는 적었다.

특히 기존주택 판매가 늘어나면서 팔리지 않고 있는 주택 재고물량은 231만채로 전월대비 0.4% 줄었다. 이는 지난 2005년 3월 이후 무려 6년 1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주택가격 하락은 여전해 기존주택 평균 판매가격은 15만4700달러로, 1년전 같은 달에 비해 2.0% 하락했다. 이는 압류나 헐값에 매각되는 주택수가 증가한 탓이었다.

◇ 유로존 PMI, `예상밖 부진`..한달만에 50아래

지난달 5개월만에 처음으로 기준치인 50선을 넘어 성장국면에 재진입한 유로존 민간경제가 2월에 다시 예상밖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민간조사업체 마킷이코노믹스는 이달중 유로존의 제조업-서비스업 복합 구매자관리지수(PMI)가 49.7로, 전월의 50.4보다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앞서 1월에는 5개월만에 처음으로 경기 확장 기준치인 50선을 넘었었다. 특히 시장 예상치인 50.5보다도 낮았다. 제조업 PMI가 48.8에서 49.0으로 개선된 반면 서비스업의 경우 50.4에서 49.4로 하락했다.

노르트LB의 옌스 크라머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안정화되는 모습은 보이고 있지만 경기 침체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보기에는 아직도 회복세가 부진한 편"이라며 "독일과 프랑스가 회복을 이끌고 있지만,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에서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피치, 그리스 국가신용등급 `C` 두단계 강등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가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두 단계 강등했다.

피치사는 이날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CCC`에서 `C`로 낮췄다고 발표했다. 평정 보고서에서 피치는 "그리스에서 가까운 시일에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피치는 지난해 7월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B+`에서 `CCC`로 하향 조정하면서 민간 채권단과의 국채교환 협상 결과에 따라 추가로 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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