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학생회장들 성토에 이주호 장관 ''진땀''

  • 등록 2011-07-02 오전 11:07:32

    수정 2011-07-02 오전 11:07:32

[노컷뉴스 제공]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지난 1일 오후 대학 총학생회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대학 등록금 관련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정부정책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교과부과 밝힌 간담회 취지였다.

하지만 이날 총학생회장들은 등록금보다는 사학비리에 초점을 맞췄다. 포문은 서일대 총학생회장인 조형락 씨가 열었다.

조형락 씨는 "사분위(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교과부 산하 기구인데, 과거에 비리를 저지른 인사들에게 학교를 돌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학생들이 비리 인사가 어떻게 학교로 돌아와 학생을 가르치고 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지 문제를 제기해도 사분위를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조 씨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조 씨는 "이에 대해 교과부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사분위를 비난하는 발언의 강도는 더욱 세졌다.

동덕여대 총학생회장 이슬 씨는 "사분위 회의 저지, 더 나아가 사분위 해체를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며 이 장관을 비롯한 교과부 관계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재단비리 문제로 삭발까지 감행해 아직도 머리가 짧은 이 씨는 "교과부 장관에게 수차례 면담과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었다"며 넌지시 이 장관을 원망했다.

이 씨는 "교과부 장관과 사분위원장, 학생들이 사학비리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강력 요청했다.

특히, 이 씨는 "사학비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등록금 문제가 해결된다 한들 전혀 의미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경기대 총학생회장 박민호 씨는 현 정부를 직접 겨냥하고 나섰다.

박 씨는 "사분위가 처음 생겼을 때 논리는 '비리재단에 대학을 다시 돌려줄 수 없다'는 것이었는데, 이명박 정권하에서는 '설립자를 무시할 수 없다'며 구재단에 학교를 돌려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 씨는 "사분위가 비리재단의 잘못을 밝혀낸 검찰 수사 결과까지 부정하면서 구재단에 모든 것을 안겨주고 있다"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박 씨는 이날 '경기대 구재단 복귀 반대 탄원서'를 갖고 와 이주호 장관에게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주호 장관은 "사분위가 헌법 등에 기초해 결론을 내리고 있고, 소위 '문제 재단'이 바로 복귀하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상 사분위를 두둔했다.

이어 이주호 장관은 "오늘 할 얘기가 많으니 다른 주제로 넘어가자"며 화제를 돌리려 애썼다.

그러나 광운대 총학생회장인 안상진 씨는 "사분위가 법적 지위가 보장된 기구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학교의 다수 구성원인 학생 의견이 실질적으로 사분위 회의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거듭 강조했다.

결국, 이주호 장관은 "대학 구내식당 가격이 비싸다는 데 그 이야기를 해 보자"며 본인이 직접 화제를 바꿔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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