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한반도 긴장 고조에 급락..다우 142p↓

아일랜드 재정위기 우려에 북한발 악재 `설상가상`
3분기 성장률 상향 수정..연준 성장률 전망은 하향
  • 등록 2010-11-24 오전 6:32:24

    수정 2010-11-24 오전 7:03:27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뉴욕 증시가 23일(현지시간) 거래를 급락세로 마감했다. 북한이 연평도에 포격을 가함에 따라 한반도 긴장감이 높아지며 주요 지수를 끌어내렸다. 아일랜드 재정위기 문제가 지속되고, 연방준비제도(Fed)가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점도 주가에 부담을 더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142.21포인트(1.27%) 하락한 1만1036.37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7.07포인트(1.46%) 내린 2494.95를,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7.11포인트(1.43%) 떨어진 1180.73을 각각 기록했다.

아일랜드 재정위기 문제로 어수선했던 시장에 설상가상으로 한반도 긴장 고조라는 악재가 추가되며 뉴욕 증시는 급락세로 출발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한반도 사태가 전면전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했지만, 최근 투자심리가 약해져있던 상태라는 점에서 북한의 공격 소식은 주가에 상당한 타격을 줬다.

불안감을 반영하며 모든 주요 업종이 약세를 나타낸 가운데 에너지, 원자재, 은행주의 낙폭이 특히 두드러졌다.

아일랜드의 재정위기 문제도 계속해서 시장에 부담을 줬다. 시장에서는 구제금융에도 불구하고 재정위기 사태가 포르투갈, 스페인 등 주변국으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했다.

아울러 오후 들어 공개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주요 지수의 낙폭을 확대시켰다. 연준은 올해와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5%로 상향 수정된 점은 호재였지만, 10월 기존주택판매는 예상치를 밑돌았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휴가를 떠난 트레이더들이 많아 거래량이 저조했던 점도 이날 주가를 쉽게 떨어지게 만든 요인이 됐다.

◇ 에너지·원자재·금융주 등 전업종 하락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가운데 휴렛팩커드(HP)를 제외한 29개 종목이 하락했다. S&P500을 구성하는 주요 업종 가운데서는 에너지, 원자재, 금융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국제 유가가 장 중 배럴당 81달러를 밑돌면서 에너지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엑슨모빌은 1.72%, 셰브론은 2.04% 빠졌다. 또 주요 상품 가격 하락을 반영하며 원자재 대장주인 알코아는 1.20% 내렸다.

아일랜드 우려가 지속된 데다 3분기 미국 은행들의 순이익이 전분기에 비해 70억달러 줄어든 것으로 발표되면서 은행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JP모간은 2.29%,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86%, 씨티그룹은 1.91% 각각 밀렸다.

약세장 속에서도 HP는 2.17%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HP는 전일 장 마감 후 발표한 분기 실적이 월가 예상치를 웃돌며 주식 매수 수요가 높아졌다.

◇ 한국·아일랜드 ADR 급락

한반도 긴장감 고조로 인해 뉴욕 증시에서 거래되는 한국 기업들의 주식예탁증서(ADR)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LG디스플레이는 3.36%, 포스코는 5.64%, KT는 3.09% 각각 내렸다.

또 아일랜드 재정위기 우려로 잉거소일란드, 워너칠코트, 시게이트테크놀러지 등 아일랜드 기업들의 ADR도 1~3%대 약세를 기록했다.

◇ GDP 상향 수정..주택판매는 저조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의 방향은 엇갈렸다. 3분기 GDP가 큰 폭으로 수정 발표됐지만, 10월 기존주택판매는 예상보다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3분기 GDP 증가율이 연율 2.5%를 기록한 것으로 상향 수정됐다고 미 상무부가 밝혔다. 기업들의 해외 수출과 개인들의 소비가 예상보다 더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GDP 증가율은 2분기 1.7%를 기록한 후 3분기 예비치는 2%로 발표됐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GDP 수정치가 2.4%로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세부 항목별로는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지난 분기 2.8% 증가해 2006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기업 이익은 3% 증가했다.

반면 전미부동산협회(NAR)에 따르면, 10월 기존주택판매는 전월대비 2.2% 감소한 연율 443만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0.9% 줄어든 448만채를 예상했으나, 실제 감소폭은 이보다 더 컸다.

◇ 연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 대폭 하향

연준이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낮춘 것으로 확인되며 설상가상으로 주식시장에 부담을 더했다.

11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올해 GDP 증가율을 2.4~2.5%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6월 전망치인 3~3.5%에서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된 것이다.

위원들은 내년에는 미국 경제가 3~3.6%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나대봤다. 이 역시 기존 전망치인 3.5~4.2%보다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실업률은 높은 수준을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위원들은 실업률이 올해 9.5~9.7%를 기록하고, 2011년에는 8.9~9.1%를 나타낼 것으로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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