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낙폭이 컸던 기술주를 중심으로 저가매수세가 유입됐다.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통주도 강세를 나타냈다. 유가 급등으로 에너지주도 큰 폭으로 올라 랠리를 뒷받침했다. 특히 정부의 지원 기대감에 힘입어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폭등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에 `대통령 경제회복 자문위원회`를 신설하고, 의장에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을 내정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도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줄줄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소비와 고용, 주택, 제조업 지표는 일제히 미국의 경기가 깊은 후퇴(recession) 국면에 접어들 것임을 예고했다.
지표 악재에 눌려 하락세로 출발한 주요 지수는 오전장에서 반등에 성공한 뒤 점차 상승폭을 늘려 일일 최고점 수준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장중 인도 뭄바이의 테러 소식이 전해졌지만 증시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 휴일을 하루 앞두고 거래량은 적은 편이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8726.61로 전일대비 247.14포인트(2.91%)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32.10으로 67.37포인트(4.60%) 올랐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887.68로 30.29포인트(3.53%) 전진했다.
국제 유가는 중국의 금리인하와 유럽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7% 이상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3.67달러(7.2%) 상승한 54.44달러로 마감했다.
◇기술·유통·에너지·금융 일제 강세..GM 폭등
기술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전날 공장가동 중단 소식으로 떨어졌던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즈(CSCO)가 6.3% 반등했다.
인텔(INTC)이 6.4%, 휴랫패커드(HPQ)가 4.8%, 애플(AAPL)이 4.6% 각각 올랐다.
`블랙 프라이데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통주도 상승했다. 월마트(WMT)와 타겟(TGT)이 각각 3.7%, 9.8% 전진했다.
유가 급등에 힘입어 엑손 모빌(XOM)과 셰브론(CVX)도 각각 3.6%, 4.4% 올랐다.
씨티그룹(C)과 뱅크오브아메리카(BAC)도 16%, 4.3% 올라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오바마, 볼커 경제회복자문위 의장 내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차기 행정부에 `대통령 경제회복 자문위원회(President's Economic Recovery Advisory Board, ERAB)`를 신설하고, 의장에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을 내정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이날 시카고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또 대선 캠프에서 핵심적인 경제 자문역을 했던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대학 교수를 ERAB의 사무국장으로 지명했다. 굴스비 교수는 대통령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도 겸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ERAB는 일자리 창출과 주택시장 침체 해소, 금융시스템 안정 등에 역점을 둔 정책을 추진하는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올해 81세의 볼커 전 연준 의장은 1980년대 초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던 인물이다.
오바마 당선자는 지난 24일 티모시 가이트너를 재무장관으로 임명하는 등 차기 정부 경제팀의 주요 인선을 실시했고, 25일에는 피터 오스자그를 백악관 백악관 예산국장으로 지명하는 등 사흘 연속 차기 행정부의 경제를 이끌어나갈 인사를 발표하며 경기부양 의지를 피력했다.
◇개인소비지출 1%↓..`7년 최대폭 감소`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은 7년만에 최대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깊은 후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상무부는 10월 개인소비지출이 전월대비 1%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1년 9월 이후 최대 감소폭. 그러나 마켓워치가 집계한 전망치에는 부합했다. 실질 소비지출은 0.5% 줄었다.
개인소득은 0.3% 증가했다. 이는 전망치인 0.1%를 웃돈 수준이다. 실질 가처분 소득은 1% 늘었다.
◇11월 소비자신뢰지수 55.3으로 하향 확정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로 인한 주가 폭락과 신용여건 악화, 주택가격 하락, 실업률 상승 등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는 증거다.
미시간대학은 1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예비치인 57.9에서 55.3으로 하향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의 57.6보다 낮은 수준이다.
◇10월 신규주택판매 `17년 최저`
신규주택판매는 17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상무부는 10월 신규주택판매가 연율 43만3000채(계절조정)로 전월대비 5.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91년 이래 최저치로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44만1500채도 하회한 수준이다.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40.1% 급감한 수치다.
주택재고는 38만1000채로 전월대비 8% 급감했다. 전년동월에 비해서는 25.7% 줄었다. 모두 지난 1963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주택가격(중간값)은 21만8000달러로 전년동기대비 7% 급락했다.
◇주간 고용시장 침체 `여전`
4주 평균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경기부진에 대한 우려가 더욱 고조됐다.
노동부는 미국의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22일 마감 기준)가 전주대비 1만4000명 감소한 52만9000명(계절조정)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4주 평균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51만8000명으로 지난 1983년 50만7000명 이후 25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1주 이상 실업수당청구건수(15일 마감 기준)는 396만명으로 5만4000명 감소했다. 4주 평균은 392만명으로 2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10월 내구재주문 `2년 최대폭 급감`
내구재 주문은 2년래 최대폭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요가 크게 위축된 결과다.
상무부는 10월 내구재 주문이 전월대비 6.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감소폭은 2년래 최대 수준으로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2.5%를 크게 웃돈 것이다.
설비투자를 의미하는 핵심 자본재(방산·항공 제외) 주문이 전월 3.3%에 이어 4% 줄었다.
변동성이 심한 운송장비 주문도 11.1% 급감했다. 운송장비 주문을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4.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카고 제조업 경기 `26년 최악`
시카고 지역의 제조업 경기는 26년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 구매관리자협회(PMI)는 11월 제조업 지수가 전월의 37.8에서 33.8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82년 4월 이후 최저치로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37도 하회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