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에서 마니아로… 창업까지 'DIY열풍'

  • 등록 2007-12-30 오전 11:41:30

    수정 2007-12-30 오전 11:43:00

[노컷뉴스 제공]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사람들. DIY(Do It Yourself) 마니아들의 손맛이 심상치 않다. 조금만 품을 팔면 기성제품에 도전할만한 세상 유일의 '작품'이 탄생하니 그 재미가 쏠쏠하다는 게 DIY족들의 이구동성. 때문에 잘 키운 DIY 하나면 생활의 달인은 물론 트렌드세터가 될 수 있단다. 이제 현명한 소비자 대열에 합류하려면 DIY 문화 속으로 뛰어드는 건 필수가 됐다. 맛도 모양도 내 맘대로, 의식주 곳곳까지 파고든 별별 DIY 열풍을 엿보자. 당신도 금세 생활의 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주>

태교에 좋은 홈패션 임산부발길 북적 바느질 초보도 강좌 거치면 디자이너

창업의 지름길 DIY 홈패션

DIY를 단순히 취미로만 여기다간 큰 코 다친다. 인천여성문화회관이 배출한 DIY강좌 수강생들은 어엿한 사장님이 돼 있기 때문이다. 도배기능사반을 비롯해 의류리폼반, 한복만들기반, 손뜨개반 등 다양한 DIY 교실을 거친 모범 수강생들의 창·취업 활약이 대단하다. 바느질 재주 밖에 없던 초보들도 이곳을 거쳐 가면 디자이너로 변신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문화회관의 대표 재주꾼들이 모인 곳은 바로 의류리폼반. 이 곳 수강생들이 자신들의 낡고 오래된 옷을 수선하다 아예 수선 집을 차린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의류리폼반은 현재 매주 월요일마다 회관에 리폼매장을 꾸려 시중의 세탁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시민들의 옷을 수선해 주고 있다. 이때 거둬진 수익금은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사용하고, 이들은 목도리 등 겨울 난방 소품을 직접 만들어 인근 노인시설에 기증도 하고 있다.

최근 DIY 홈패션 강좌는 임산부들에게 더욱 인기다. 바느질은 다양한 손동작을 요해 아기의 두뇌발달을 촉진시키는 태교로 제격이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DIY홈패션 강좌는 수강생 모집 첫 날 정원을 넘긴다. 대기자만 매 기수별 20여명에 달한다고 하니 창·취업을 꿈꾸는 예비 디자이너들에게는 부지런함이 필수다.

우선영 교육과장은 "DIY를 과목별로 섭렵하려는 욕심 많은(?) 수강생들은 아예 회관에서 살다시피 한다"며 "단순 취미활동에서 벗어나 여성들의 경제활동을 뒷받침 하는 DIY가 될 수 있도록 회관은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인에 배운 전통주 성취감 짜릿

장인과 함께 하는 DIY 요리교실

요리도 DIY 열풍이다. 요리란 당연히 DIY(스스로 만들기)이거늘, 그 열풍이 불어 닥친 데는 다 이유가 있다.DIY 요리교실에 음식 명인들이 떴기 때문이다.




책이나 텔레비전에서 봤음직한 장인들의 명품 요리를 직접 맛보기 위해, 그리고 그 장인의 비법을 전수 받기 위해 몰려드는 수강생들로 '장인과 함께하는 DIY요리 교실'은 늘 북새통을 이룬다.지난달 신세계 백화점 인천점 문화센터가 진행한 '기능성 김치 담그기'와 '전통주 담그기'가 그 대표적인 예다.

유정임 궁중음식연구원 회장을 비롯해 김동희 한국전통요리연구소 연구원 등 귀한 강사진이 출연한 DIY요리 교실은 강좌를 재신설해 달라는 수강생들의 애정공세가 빗발쳤다.

오미자 나박김치, 인삼 물김치, 약주 만들기 등 마냥 모험 같던 음식을 제 손으로 탄생시키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명인들은 본인들이 애용하던 재료와 도구를 준비해 와 수강생들에게 직접 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줘 DIY요리교실의 매력을 더했다.

DIY요리교실은 꼬마 요리사들에게도 인기다. 방학기간 진행될 어린이 요리 강좌는 조기 마감된 지 오래다.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개설 된 케이크 만들기 강좌는 접수 마감 뒤에도 문의가 속출했고, 지난달 조기 마감 돼 '과자집 만들기' 접수에 쓴 고배를 마신 수강생들은 다음 달 강좌가 재개설된다는 희소식에 앞다퉈 등록하는 사태도 빚어졌다.

응용·제작 손쉬운 친환경 나무 소재 구입의 절반값으로 나만의 가구 완성

어른들의 놀이터 DIY 공방


인천 남구 관교동에는 어른들의 놀이터가 있다. DIY 가구 만들기의 매력에 빠진 이들의 터전, 바로 '반쪽이공방'이다.

이곳은 웰빙형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강력 추천할 만한 곳이다. 손수 나무를 깎고, 다듬다보면 어느새 자연을 닮아버린 자신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사연은 나뭇결만큼 곱다. 아토피에 시달리는 자녀에게 친환경 공간을 선물하고자 발 벗고 나선 주부부터, 신혼살림을 꾸리기 위해 함께 공방에 출근도장을 찍는 예비부부까지.

자상한 공방대표는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매년 여름 '목공캠프'를 기획, 가족 간의 정을 도탑게 한다. 특히 예비부부의 경우 새 보금자리를 꾸리는 즐거움을 배로 주기 위해 회비는 1인에게만 받는단다.박재규 반쪽이공방 대표는 DIY 가구의 매력을 세 가지로 꼽았다.

첫째, DIY 가구의 제작비용은 브랜드 가구 구입비용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둘째, DIY 가구는 기초 목공 술만 익히면 웬만한 가구로의 응용·제작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친환경 소재인 나무는 다루는 사람의 몸과 맘, 그리고 삶을 풍요롭게 한다.

그래서 한 번 DIY 가구에 빠진 이들은 헤어 나올 수 없단다. 학구파들은 심지어는 포크아트(가구에 디자인을 입히는 작업)까지 섭렵해 DIY 가구를 더욱 가치있게 하고 있단다.





경인일보 오지희 기자 daily@kyeongin.com /노컷뉴스 제휴사 * 위 기사의 모든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경인일보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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