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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는 삼성전자 휴대폰을 11개나 소유하고 있다. 피아노를 연주하듯 키패드를 연주한다. 특히 모델마다 키패드와 슬라이더 음색이 다른 휴대폰은 그녀에게 있어 무한한 소리의 창고다.
"휴대폰의 각 버튼들은 각각 독특한 음향을 지녔어요. 휴대폰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들리는 모든 소리에서 영감을 느낍니다. 그 영감을 제 음악에 담는 거죠"
실제로 그녀에게 있어 일상의 모든 소리가 영감이자 악기다. 휴대폰의 소리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통화하는 소리, 자동차 경적 소리, 확성기 소리, 물이 담긴 그릇에서 울려퍼지는 소리 등이 모두 훌륭한 음악이 된다.
이날 무대 위도 수많은 일상의 악기들로 채워져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녀는 맨발로 분주히 무대를 활보하며 수많은 소리들을 조합, 음악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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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은 수많은 소리들의 반복적인 조합으로 채워져있다. 그녀는 이 반복적인 소리들을 녹음하고, 녹음한 소리에 피아노와 전자 바이올린, 전자 기타 등의 연주와 노래를 더해 작품을 창조했다.
빌딩숲 맨해튼과 붉게 물들어가는 석양을 배경으로 반복적인 에코처럼 울려퍼지는 그녀의 음악이 오버랩되면서 꿈결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여기에 비디오 아티스트 루크 두보아(R. Luke Dubois)가 즉석에서 만들어낸 몽환적인 비디오 아트가 어우러져 멋진 퍼포먼스를 완성했다.
아울러 공연장의 `방해꾼`이었던 휴대폰이 록, 힙합, 심지어는 모던 클래식도 소화해내는 악기로 거듭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 출생으로 5세에 피아노로 음악 인생을 시작한 윤씨는 뉴욕 이타카 대학에서 실험음악과 음향음악을 전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전자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중국 티베트 그릇 등 통념에서 벗어난 악기들을 찾아 나섰다.
현대 음악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며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걷고 있는 그녀의 꿈은 의외로 평범했다. 뉴욕 맨해튼에 내집 마련이라고. 지금은 브룩클린에서 친구 세 명과 셋방살이를 하고 있단다.
어쩌면 올 가을 서울에서도 윤씨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윤씨는 인터뷰를 통해 오는 10월 서울 아트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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