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29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에서 "북한은 BDA의 동결자금 송금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국제원자력 기구(IAEA) 사찰단을 초청하라"고 촉구했다.
힐 차관보는 "예상과는 달리 BDA 송금 문제가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면서 "북한이 BDA 문제를 미국에 맡기고 IAEA 사찰단의 입국을 허용하고 영변 원자로 폐쇄를 한다면 북핵 사태 해결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The whole process would be helped immeasurably)"이라고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특히 하산 위라주다 인도네시아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BDA 송금 중계 문제는 기술적 문제로서 중국은행을 중개 은행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30일 중국 관계자들을 만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할 것이며 난관을 극복하고 BDA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30일 베이징을 방문해 31일까지 중국 측과 6자회담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러한 과정이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만큼 북한이 미국을 믿고 先 원자로 폐쇄 조치에 나서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따라서 그의 중국 방문 역시 중국계 은행을 통한 BDA 동결자금 중개 문제 논의와 영변 원자로 폐쇄에 대한 중국의 대북 압력을 종용하려는 의도로 전망된다.
힐 차관보가 북한의 원자로 폐쇄 조치를 먼저 요구한 것은 기존의 BDA 해결과 동시에 IAEA 사찰단 입국 허용 조치라는 입장을 바꾼 것으로 2.13 북핵 합의 미이행에 따른 미국 내의 북한 불신과 북-미 직접대화에 대한 거부 여론을 무마하고 북핵 6자회담의 동력을 살리려는 의도가 아닌가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