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女 은행지점장들 "때는 온다…재테크 실탄 준비"

경기 하강속 돈굴리기… 강남 여성 은행지점장들 ‘족집게 레슨’
강남 주부들 商街 투자계 조직
대치동펀드·도곡동펀드 유행입니다
  • 등록 2006-08-18 오전 7:31:25

    수정 2006-08-18 오전 8:28:06

[조선일보 제공] “내 집 마련은 11~12월 이후를 노려보세요. 급매물이 쏟아질 겁니다.”


“자금을 단기로 짧게 굴리면서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바닥 칠 때까지 기다리세요.” 
 
부동산 규제와 증시 침체 등으로 손에 잡히는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 재테크의 첨단을 달린다는 서울 강남 사람들은 요즘 같은 ‘재테크 혼돈기’에 어떻게 돈을 굴리고 있을까. 강남 지역의 은행 여성 지점장 4명이 모여 최신 재테크 트렌드에 대해 난상토론을 나눴다. 
 
국민은행 임영신 역삼남 지점장, 신한은행 염기원 삼풍 지점장, 우리은행 김경옥 대치북 지점장, 하나은행 이영주 법조타운 지점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조만간 재테크의 기회가 올 테니 ‘실탄(實彈)’을 비축해두라”고 입을 모았다. 
 
◆요즘 부자 고객들은
 
―MMF(머니마켓펀드)나 CMA(자산관리계좌) 같은 단기 금융상품으로 돈을 짧게 굴리면서 유동성(현금성 자산)을 확보하는 추세다. 어디에 투자할지 일단 지켜보고 때를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부동산은 세금 등 제약이 많아서 마음대로 투자할 수 없다고들 야단이다. 몽땅 정리하고 입지 좋은 요지에 한두 군데 갖고 있겠다는 고객이 많다 
 
―판교에 대한 관심도 높다.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대단지가 좋다. 그러나 5년 보유 등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강남에 중대형 평형을 갖고 있는 고객에겐 권하지 않는다 



◆요즘 ‘강남 재테크’는
 
―교육열이 재테크에도 영향을 미친다. 강남에선 자녀 교육 문제로 알게 된 주부들이 자투리 돈을 모아 계를 만드는 게 유행이다. 주부 3~4명이 돈을 모아 10억원짜리 상가를 사는 식이다. 대치동 펀드, 도곡동 펀드 등 다양하다. 워낙 부동산 값이 올라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부동산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렇게 투자계를 조직한다. 
 
―강남에선 돈맥 캐는 방법이 다양하다. 가령 학원이 많으니까 강사와 학생들을 상대로 고시텔을 만들어서 대박을 터뜨리더라. 선릉역 근처에 있는 낡은 건물을 싸게 사서 리모델링만 했는데 집값이 2.5배나 뛰는 경우도 봤다. 
 
―강남 쪽 음식점에서 1시간만 앉아서 주부들 대화를 경청하면 어디에 돈을 투자해야 할지 훤히 보인다. 
 
◆관심 가질 만한 투자처는
 
―아파트 투자와 같은 ‘정통 부동산’ 시대는 지났다. 상가·오피스텔·골프 회원권이 주목을 받을 것이다. 골프 회원권은 여주·이천 등 서울에서 1시간 이내로 가까운 곳이 유망하다.  
―돈을 벌려면 길에서 늙어야 한다. 그만큼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는 뜻이다. 방배동·도곡동 등지에는 의외로 개발이 덜 되어 낡은 상가들이 많다. 여유가 없으면 건물 1층보다는 2층을 사두는 것도 방법이다. 당장은 임대 수익이 많지 않아도 향후 은행 이자보다 수익이 훨씬 높을 것이다.
 
―최근 부동산은 동진(東進)하는 추세다. 송파구·강동구 등 주변에 비해 낙후돼 있어서 5~10년 내로 반드시 개발될 수밖에 없는 곳의 다세대 다가구 주택을 노려라. 
 
―내 집 마련은 11~12월 이후를 노려라. 1가구 다주택자들이 가진 급매물이 쏟아질 것이다. 특히 강북 뉴타운 지역이 유망해 보인다. 
 
―노후를 대비한다면 변액연금(보험료 일부를 주식·채권에 투자하는 실적배당형 연금 상품)도 괜찮다. 가입자가 주식과 채권 비율을 정할 수 있어서 시장 상황에 따라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작년처럼 30~50%씩 고수익을 내진 않겠지만 적립식 펀드도 눈여겨볼만 하다. 주식시장은 뜨거운 여름이 지나면 한 차례 랠리할 가능성이 높다. 
 
◆요즘 경기는
 
―주택 부문이 참 힘들다. 한 자재업체 사장은 작년 대비 수주가 40%나 줄었다고 한다. 최근 5~6년간 한 번도 적자 난 적이 없는데 적자 난다는 사장도 있다. 
 
―건물 주인들은 공실(空室)이 늘어서 임대료 수입이 줄었다고 아우성이다. 서초동엔 변호사 사무실이 많이 비어 있다. 
 
―일명 ‘장탕방’(장급여관·목욕탕·PC방) 대출 영업은 전혀 안 된다. 중산층이 사라졌다는 말이 정말 맞다. 소비가 줄고 경기가 안 좋다는 대표적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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