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나스닥지수가 지난 87년 증시 붕괴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는 최악의 상황을 나타내면서 2,500대로 주저앉았다. 11월에만 23%나 폭락하면서 연초대비 36% 하락한 수준이다.
이는 나스닥의 29년 역사상 연간 성적이 가장 나빴던 지난 74년의 35% 하락보다 더 떨어진 것이다. 현재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8월12일수준으로 1년3개월전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나스닥의 내로라는 첨단기술주들이 컴퓨터업체 게이트웨이와 반도체회사 알테라가 실적 부진을 예고하는 바람에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지수를 끌어내려 단기지지선으로 여겨지던 2,600선이 하룻만에 붕괴됨에 따라 이제 2,400선이 다음 지지선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듯하던 다우지수도 유통주의 급락으로 인해 200포인트이상 하락했다.
11월 한달동안 나스닥지수는 23%나 폭락했지만 다우지수는 5.1% 하락에 그쳐 상대적으로 다우지수의 선전이 돋보이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올 연말에는 나스닥의 첨단기술주보다 다우의 블루칩을 선호하는 모습이 뚜렷한 것이다.
이날 다우지수는 214.62포인트, 2.02%나 하락한 1만414.49를, 나스닥시장의 나스닥지수는 109.01포인트, 4.03%나 폭락한 2,597.92를 기록했다.
◇ 반도체-컴퓨터 종목 무더기 폭락
반도체와 컴퓨터 업종이 또 다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게이트웨이와 알테라의 실적 부진 전망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여기에 투자은행 및 증권사의 추천등급 하향조정이 불 난데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6.83% 폭락했다. 52주간 최고치와 비교해 61% 하락했다. 29일 장이 끝난 뒤 매출이 별로 일 것이라고 발표한 알테라가 7.7% 하락했다. 리만 브라더스가 알테라의 발표가 생각보다 나쁘다면서 "중립" 추천을 했다. 로버트슨 스티븐스는 장기 추천등급을 "매수"에서 "매력적"으로 하향조정했으며, 도이체 뱅크 알렉스 브라운도 "적극 매수"에서 "매수"로 등급을 낮췄다.
알테라의 경쟁업체인 자일링스도 9.3% 하락했다. 리만 브라더스의 댄 나일스는 "자일링스도 알테라와 같은 실적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ABN암로의 데이비드 우는 12개월 목표가를 100달러에서 70달러로 내렸으며 2001 회계연도의 주당 순이익도 1.31달러에서 1.26달러로 조정했다. PMC 시에라에 대해서는 10.9% 하락했는데, 리만 브라더스의 애널리스트인 아납 찬다는 추천등급을 "시장 평균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비테스 반도체도 5.3% 하락했다. CSFB의 애널리스트인 팀 마혼은 래티스 반도체, 페어차일드 반도체, 인테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실리콘 스토리지 테크놀로지 등의 추천등급을 "적극 매수"에서 "매수"로 하향조정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11% 하락했으며, AMD도 10.6% 폭락했다. 리만 브라더스는 인텔에 대해 "매수"에서 "시장 평균 수익률 상회"로 추천등급을 낮추고 목표가격도 65달러에서 55달러로 조정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트리얼스도 5.8% 떨어졌다. D램 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8.2% 하락했다.
컴퓨터 업종도 36%나 폭락한 게이트웨이 탓에 약세를 보였다. 골드만삭스 하드웨어 지수는 5.5% 하락했다. 뱅크오브 아메리카 증권의 커트 킹은 "적극 매수"에서 "매수"로 추천등급을 내리고 목표가격도 80달러에서 30달러로 대폭 낮췄다. 리만 브라더스의 댄 나일스도 고평가된 주식중 하나라면서 투자자들이 극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델 컴퓨터는 11.7%, IBM은 6.3%, 컴팩은 5.3% 떨어졌다. 휴렛 패커드는 7.9% 하락했다.
◇ 인터넷 급락..네트워킹-소프트웨어도 약세
나스닥지수가 폭락하면서 인터넷 관련주들도 급락했다.
골드만삭스 인터넷지수는 전일 대비 3% 하락하며 98년 11월 이후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인터넷 대표업체인 야후가 1.44% 상승하면서 선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아마존이 8% 이상 급락했고 AOL은 장중에 9%가량 하락했다가 낙폭을 다소 줄여 6.34% 떨어졌다. 인터넷 캐피탈 그룹은 12% 이상 급락하면서 IPO가격 밑으로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프라이스라인닷컴은 장중에 14%나 급락했다가 조금씩 낙폭을 만회해 2.44%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CSFB의 인터넷 담당 애널리스트인 브렌트 씰이 "강력매수"를 그대로 유지한 I2테크놀로지는 9%나 하락했다가 급반등에 성공해 6% 이상 올랐다.
B2B업종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아리바가 7% 이상 오르는 강세를 나타냈으나 커머스원이 7% 이상 하락하고 버티칼넷이 6% 가까이 떨어지면서 메릴린치 B2B지수는 0.61% 하락했다.
네트워킹 관련주들도 대부분 하락했다. 노텔이 6% 이상 오르며 선전했지만 JDS유니페이스가 13% 가까이 떨어지고 대표주인 시스코시스템스가 7% 이상 급락한 것이 부담이 됐다. 루슨트테크놀로지도 약세를 보이며 52주 최저치를 경신했고 소형 통신 장비 업체인 이피션트 네트워크와 넥스트 레벨 커뮤니케이션도 52주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날 아멕스 네트워킹지수는 2.17% 하락했다. 한편 어제 통신 장비 관련 업체들 중에는 패러다린 네트웍스를 비롯해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들이 속출했다.
소프트웨어 관련업종에서는 나스닥 대표주에서 유일하게 상승세를 기록한 오러클이 돋보였다. CSFB는 오러클에 대한 긍정적인 코멘트를 했고 이 회사의 애널리스트인 웬델이 "강력매수"등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오러클은 이날 15.85%나 폭등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11.82%나 폭락했고 리눅스 관련 업체들도 4%~5%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통신업체들도 연일 약세를 면치 못했다. AT&T의 무선 통신부문인 AT&T와이어리스가 NTT도코모에 지분을 매각하기로 함에 따라 3%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모토롤라, 월드컴, SBC커뮤티케이션 등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해 S&P통신지수는 0.89% 떨어졌다.
◇ 은행 강보합.. 증권 바이오는 크게 하락
증권과 바이오업종주식들도 크게 하락했다. 그러나 은행주들은 소폭 상승을 보였다.
증권주들은 주식시장의 연일 계속되는 폭락으로 거래량이 감소되면 직격탄을 받는 업종이란 점이 부각됐다. 아멕스 증권지수는 2.5%가 빠졌다.
메릴린치가 4.14%, 베어스턴스가 6.25% 하락한 것을 비롯해 JP모건 골드막삭스 리먼브라더스등도 일제히 밀렸다. 특히 온라인 증권사인 E트레이드는 15.5% 의 폭락이었다.
은행주들은 전날 발표된 3분기 미국경제성장률이 4년여만에 가장 낮다는 분석으로 인플레 우려가 줄어들면서 소폭 상승을 기록했다. 필라델피아와 S&P은행지수는 각각 0.5%, 0.1% 가 올랐다. 시티그룹 플릿보스턴등이 소폭 상승했다.
바이오주식들은 큰 폭으로 밀려났다. 아멕스 바이오지수는 4.9%를 잃었으며 나스닥의 바이오지수도 4.4%가 떨어졌다. 이날 하락으로 3일 연속 하락을 보였다.
그동안 기술주가 폭락하는 상황에서도 바이오주식들은 대체로 적은 낙폭을 보이며 견디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전반적인 장 분위기가 계속 밀려나게 되면 "하향턴을 하는 것도 순식간"이라고 바이오분석가인 로버트 르보이어는 말했다.
투자가들이 왜 바이오주식만 덜 빠졌는가에 대해 본격적인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는 진단이다. 암겐이 6.6%, 바이오겐 4.26%, 휴먼게놈 7.35%, 치론 6.57% 등 주요 바이오종목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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