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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3.25%로 낮추며 38개월 만에 통화정책 방향을 긴축 기조에서 완화적으로 전환했다. 이후 11월에도 연달아 기준금리를 25bp(1bp= 0.01%포인트)내렸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 역전 폭은 현재 150bp다. 이미 역전 폭이 역사적으로도 크게 벌어져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정책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려고 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내수 부양 등을 위한 금리 인하 수요가 커지고 있다. 한미 금리 차가 다시 역대 최대폭(200bp) 수준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열린 상황이다.
문제는 환율이다. 한미 금리차가 200bp로 역대 최대폭을 유지했던 2023년 7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 후반에서 1300원대 중후반 수준이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환율은 정규장(오후 3시30분 기준)을 1472.5원에 마쳤다. 앞서 지난달 27일엔 장중 1486원대를 찍으면서 이미 상단을 높인 상태다. 이런 가운데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로 금리 역전 폭이 확대하면 국내 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변동성 역시 확대되면서 환율이 더 뛸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다만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체 응답자 중 27.8%(10명)는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에 빠르게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에 많이 올리지 않아서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은 많이 없지만 금리는 인하할 수밖에 없다”며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를 진작하고 소비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수 부양을 위해선 금리 인하보다 확장적 재정정책을 선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기영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필요하다면 금리를 내려야 겠지만 확장적 재정정책을 우선 써야 한다”며 “올해부터 재정정책이 역할을 했어야 했는데 못하고, 최근의 정치적 상황까지 겹치니 재정정책의 역할을 통화정책이 떠안는 ‘연쇄적 제도 실패(cascading institutional failure)’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물가 흐름에 대해서는 ‘한은의 예상대로 2%대 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본다’는 응답이 77.8%(28명)로 압도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