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에틸렌 수출량 43% 급감…中 의존 석화업계 "개선 기대 낮아"

중국발 글로벌 공급확대로 시황 악화
주요 수출처인 中 탈피 수요처 다변화도 실패
"신증설 축소에도 업황개선 난망"
  • 등록 2024-02-19 오전 6:00:00

    수정 2024-02-19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지난해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로 공장 가동을 대폭 줄이면서 국내 석유화학사의 수출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단지인 여수국가산업단지내 공장/ 사진=여수시청 제공
중국의 자급률이 100%를 넘어서면서 올해 역시 업황 전망이 좋지 않다.

1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에틸렌 수출금액은 상위 10개국 합산 전년 대비 약 43% 감소한 9조1031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비중의 80%를 차지하는 대(對)중국 수출이 10조2700억달러에서 7억5400억달러로 40% 급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만, 일본, 인도네시아 등 기타 국가로의 수출도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등 전통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소재인 ‘에틸렌’의 부진은 갈수록 심화하는 양상이다.

중국의 4~5년간 지속해온 생산 확충으로 글로벌 시황이 악화한 가운데, 우리나라 석유화학 제품의 주력 시장인 중국을 대체할 마땅한 수요처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석유화학 비중이 높은 화학사들의 실적은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10.4% 감소한 19조 9491억원이었다. 롯데케미칼의 글로벌 에틸렌 가동률은 79%에 그쳤지만, 영업손실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작년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7584억원)보다 줄었지만 33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화학도 석유화학부문에서 14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화학 여수 NCC 공장 중동 매각설이 끊임없이 나나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금호석유화학은 35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전년 대비 68.7% 감소했다. 매출액은 6조3223억2287만원으로 전년 대비 20.7% 줄었다. 금호석화는 “석유화학 시황 악화로 판매 및 스프레드 감소로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중국에서도 공급과잉과 재고누적에 따른 업황 악화로 설비 증설이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되나 석유 기반의 범용 합성수지 원료에 대한 업황 개선 기대는 높지 않다.

중국의 대규모 에틸렌 생산 능력 확대로 지난해 중국의 에틸렌 자급률은 115% 수준을 기록하며 글로벌 생산능력 1위 자리를 확보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도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신증설 추가 증설은 제한적이지만 5년간 5000만 누적 캐파 영향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 시황의 급격한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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