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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王차관’ 우려 컸는데…현안 파악하고 늘 고민하는 ‘모범생 차관’
박 차관은 취임 후 충분히 업무보고를 받을 새도 없이 7월 4일부터 정부서울청사에서 매일같이 오염수 방류 일일 브리핑에 참석해 우리 해역의 안전성에 대해 설명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해수부 내 현안에 대해 누구보다 빠르게 이해하고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밤낮없이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리핑이 끝난 뒤 집에 가서도 어떻게 하면 더 국민에게 메시지가 잘 전달될지 머릿속으로 ‘오답노트’를 그려보기도 했다고 한다. 오염수 방류 이후 수산시장의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가족들과 직접 노량진수산시장에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는 등 늘 자신에게 주어진 ‘해역 안전성 관리’와 ‘어업인들 피해 최소화’라는 숙제에 대해 고민한 모범생이다.
사법고시와 행정고시를 모두 패스한 ‘브레인’인 만큼 업무의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에 대한 소문도 자자하다. 초반에는 대통령실에서 바로 내려온 ‘실세 차관’으로 불리며 해수부 업무를 경험한 적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는데, 업무보고를 한 번 다녀온 실무자들은 하나같이 “누구보다 빠르게 부 현안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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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관계자는 “현장 방문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며 “수산대전을 하면 수산물이 실제로 최대 60%에 할인돼 팔리는지를 직접 가서 보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명태와 고등어 비축 수산물 점검을 위해 부산 물류센터를 방문한 데 이어 롯데마트 서울역점, 하나로마트 양재점, 홈플러스 영등포점, 이마트 세종점 등 매주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마트에 방문하면 ‘전통시장과 가공업체도 가 보자’며 실무진에게도 숙제를 내주는 열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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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차관은 행정고시 37회와 사법고시 43회를 모두 합격한 인재로, 기획예산처 사무관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현재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 김동일 기재부 예산실장, 김성욱 기재부 대변인 등과 모두 37회 동기다. 김병환 차관과 김성욱 대변인과는 같은 부산 출신으로 친분이 깊다고 한다. 관료 출신으로 폭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부산시 경제부시장과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 등 다양한 경험과 정무적 감각도 갖추고 있어 해수부의 주요 정책 추진에 힘을 실어줄 적임자라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 관가에서는 수려한 외모와 업무 능력을 모두 갖춘 박 차관을 ‘럭셔리 박’, ‘다 가진 사람’이라고 부른다.
취임하자마자 오염수 현안과 맞닥뜨린 박 차관은 곧바로 오염수 리스크와 관련된 괴담에 실시간 대응하는 소규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도 했다. 잘못된 정보가 퍼지고 국민 불안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각 부서에서 이슈가 나올 때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TF에서 총괄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차원이다. 올해 8월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방사능 검사인력을 56명으로 81명으로 확대한 것도 박 차관의 의지다. 업무를 효과적으로 하려면 조직 구성과 인력 확충이 중요하다는 걸 잘 알기에 본인이 직접 발로 뛰며 조직 확대 필요성을 설명하고 나섰다는 후문이다.
공직생활을 경험한 만큼 후배들에 대한 애정도 깊다고 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박 차관이 후배들에 대한 애정이 많아 회의를 하면 본인의 인생과 공직 생활을 돌아보며 조언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무관 등 젊은 세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늘 강조한다고 한다.
MZ세대 공무원들의 역할을 확대하고 조직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해수부 내 2030 사무관과 주무관으로 구성된 ‘주니어보드’를 확대 개편해 후배 공무원들에게 조언을 얻는 ‘리버스 멘토링’을 도입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박 차관은 2030 공무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무원 입직 전 생각과 날 것 그대로의 아이디어를 공유 받고 싶다”라며 “자신의 업무만 볼 것이 아니라 더 크게 생각하고 운동장을 넓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