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국내 식품업계의 영업이익률이 2~4%에 머무는 가운데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자랑하는 회사들이 눈에 띈다. 해외매출 비중이 60~70%에 달하는 오리온(271560)과 삼양식품(003230)이다. 오리온은 ‘초코파이’,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내세워 지난 2017년부터 해외매출 비중이 40~60%를 넘나들었고, 영업이익률도 10% 이상을 유지해왔다.
인구 감소로 인한 성장 한계와 고물가·고환율 등으로 수익성 악화에 고심이 깊어진 식품업계가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찌감치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의 시장 공략에 나선 라면·제과·제빵 업체들은 최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며 제대로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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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웰푸드는 3분기 누적기준 해외 사업 영업이익률은 7.2%로 국내(4.5%) 보다 월등히 앞서면서 전체 이익률이 1%포인트 개선됐다. 롯데웰푸드의 해외 매출은 지난 2019년 6000억원에서 지난해 8000억원으로 꾸준히 늘며 해외 매출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린 상황이다.
이에 더해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면서 고환율이나 고유가에 따른 물류비 상승 등에 휘둘리지 않고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내수 시장이 더욱 쪼그라든 점도 식품업계의 해외 진출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3 식품외식통계’에 따르면 전국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지난 2020년 323만9681원에서 2022년 333만3576원으로 2.9% 늘어났다. 하지만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지출은 같은 기간 38만1056원에서 34만7324원으로 8.9% 줄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식품기업들이 내수시장에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며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해외 수출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해외에서 국내 식품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국내 식품업계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