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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학교와 함께 둔덕면 마을 자체가 젊어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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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교육부에 따르면 2019년 25명에 그쳤던 둔덕중 전교생 수는 올해 94명까지 늘었다. 둔덕중의 성장 배경에는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의 고민과 노력이 있었다. 교사들은 학생 수가 줄어 폐교 위기에 몰린 학교를 살리기 위해 고민했고 그 결과 마을과 동반 성장하는 방안을 세웠다. 최윤현 전 둔덕중 교장은 “공모교장으로 둔덕중에 온 이후 학생과 주민들이 함께하는 ‘마을배움터’가 학교를 살릴 방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이후 30여개의 동아리를 운영했으며 이로 인해 매년 찾는 학생이 늘어나는 학교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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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학기 말 찾은 둔덕중에서는 학생·교사뿐만 아니라 학부모·마을주민이 모여 지난 학기를 평가하는 ‘교육공동체 다모임’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다모임 행사는 학생·교사 등 학교 구성원 전체가 모여 학교 운영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 둔덕중의 경우 다모임 행사에 학부모와 마을주민도 참여한다. “체육관에 시계가 없어 불편합니다. 시계를 설치해주세요.” 몇몇 학생들의 요구가 나오자 이에 공감하는 학생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마을주민들은 1학기 동안 운영된 ‘마을배움터’ 동아리가 마을에 활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마을배움터’ 동아리는 지금의 둔덕중을 있게 한 원동력으로 꼽힌다. 해당 동아리에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동아리 활동을 원하는 마을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마을배움터 동아리에선 바리스타·베이킹·마을해설사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체험할 수 있다. 학교 관계자는 “동아리 활동에서 체험할 수 있는 생소한 경험 때문에 학생들뿐만 아니라 주민들까지 모두 즐거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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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1악기 배우기 활동 역시 둔덕중의 자랑이다. 학생들은 트럼펫·색소폰 등 본인이 원하는 악기를 선택해 1학년 때부터 배울 수 있다. 학생들은 틈틈이 악기를 연습한 뒤 연말에 열리는 학교 연주회에서 실력을 발휘한다. 연주회 역시 주민들이 관객이 되기에 마을 잔치처럼 진행된다. 2학년 김규비(14)양은 “색소폰을 배우고 있는데 어렵지만 조금씩 실력이 늘고 있다”며 “학교 연주회 등을 통해 자신감을 기를 수 있는 점도 좋은 경험”이라고 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진로를 찾는 학생도 있다. 2학년 옥상원(14)군은 “배구 등 체육활동을 좋아해서 다양한 스포츠 활동이 가능한 둔덕중에 입학했다”며 “앞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체육교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3학년 김현주(15)양은 “웹툰 작가라는 직업을 동경했는데 미술 동아리 활동을 통해 선생님께 상담을 받으면서 꿈을 구체화히고 있다”며 “통학 시간이 꽤 걸리지만 만족스럽다”고 했다.
학부모들도 둔덕중의 교육활동에 만족하고 있다. 2학년 아들을 둔덕중에 보낸 조정경(53)씨는 “마을 주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사회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둔덕중의 장점”이라며 “아들이 악기를 배워 마을 축제에서 공연도 하고 동네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즐거워하고 있다. 통학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지만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딸을 둔덕중에 보낸 김미선(44)씨는 “학생들이 원하는 동아리를 학생자치회에서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둔덕중을 선택했다”며 “동아리를 통해 다양한 진로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둔덕중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교육청의 제도적 지원도 있었다. 경남교육청은 둔덕중과 같은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광역학구제를 운영하고 있다. 광역학구제는 학생들이 주소 이전 없이 인근 다른 학구의 작은 학교로 입학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둔덕중은 2022년 신입생부터 광역학구제를 도입했다. 그 결과 2020년 24명에 그쳤던 전교생 수는 2022년 53명으로, 올해 94명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전교생 94명 중 53명(56.4%)는 둔덕면 외 지역에서 입학한 학생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