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은 자체브랜드(PB) 김치 제조·판매 사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호텔은 지난 2016년 ‘롯데호텔 김치’를 판매했다가 중단했다. 하지만 최근 호텔 김치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자 관심을 다시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수도권 소재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생산업체를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구체적인 상품을 정하지 않았다”면서도 “올해 마케팅본부 내 PB 상품만을 위한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전문 인력 채용에도 나서는 등 관련 사업분야에 늘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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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중 유통점에서 판매되는 호텔김치는 워커힐호텔앤리조트의 ‘수펙스 김치’와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조선호텔 김치’ 두 가지다. 두 제품의 포기김치 제품은 9㎏ 기준 5만~6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종가집이나 비비고 등 기존 가공김치보다 두 배가량 비싼 가격이다.
호텔 김치는 처음엔 호텔 내부에서 활용하기 위해 담궜지만 호텔 투숙객들의 요청으로 상품화한 경우다. 조선호텔이 지난 2004년 첫 호텔 내 판매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진출하면서 본격 시장이 열렸다. 워커힐호텔도 2018년부터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특히 ‘비싸지만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호텔 전용 숍에서 판매하던 제품이 현재 백화점과 마트, 이커머스 등 전방위적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중 관광 산업이 멈추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호텔에서 김치는 유일하게 수익을 내는 효자 사업으로 주목받았다. 실제 조선호텔 김치의 연간 매출 신장률(전년 대비)은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 77%를 찍고 2021년 60%, 2022년 21%, 올해 1~4월 31% 등 매년 두자릿수대를 기록 중이다.
워커힐호텔 관계자는 “2018년 공식 출시 이후 2022년 10월까지 김치 사업이 누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며 “그간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 많은 고객에게 프리미엄 김치를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조선호텔 김치는 유통가 경쟁사 롯데백화점에도 입점해 있다. 만약 롯데호텔 김치가 출시될 시 프리미엄 김치를 둘러싼 유통가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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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공김치 시장은 현재 대상(001680)의 ‘종가’와 CJ제일제당(097950) ‘비비고김치’가 양분한 가운데, 풀무원 ‘썰은 김치’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푸드(031440)도 최근 그간 소극적이었던 김치 사업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공식화한 상태다.
특히 해외 시장이 커지면서 식품회사들은 김치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대상·CJ제일제당·풀무원 등 3개사는 해외에 전초기지를 세우고 수출 관련 기술력을 확보하는 등 해외 매출 확대에 한창이다.
이러한 가운데 가격이 비싼 호텔 김치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것은 ‘대중화 단계 이후 프리미엄화’라는 필연적인 수순이라고 업계에선 분석한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그간 소득 수준이 높건 낮건 사 먹는 김치는 대부분 비슷했는데 더 좋은 재료로 공을 들인 호텔 김치가 입소문이 나면서 고소득층에서 이에 반응한 것”이라며 “여타 소비재 시장이 그렇듯이 우리나라 김치 시장도 이젠 프리미엄과 일반 제품이 구분되는 쪽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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