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재승인 의혹’ 한상혁 방통위원장 구속영장 기각

지난 29일 오후 2시부터 영장실질심사…韓 “억울하고 당황”
법원 “주요 혐의 다툼 여지…구속 시 피의자 방어권 제한”
  • 등록 2023-03-30 오전 12:34:11

    수정 2023-03-30 오전 12:34:11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재승인 심사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2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앞서 서울북부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북부지법 이창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한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날 기각 사유로 “주요 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현 단계에서의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의 정도, 수사의 경과 등에 비춰볼 때 피의자의 자기방어권 행사 차원을 넘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박경섭 부장검사)는 지난 24일 위계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한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 위원장은 재승인 심사 당시 측근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하고, 종편 심사 과정에서 고의 감점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통위 상임위원에게 알리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TV조선은 2020년 4월 재승인 심사에서 총점 653.39점을 받아 기준점수인 650점을 넘겼다. 하지만 210점 만점인 중점심사 사항에서 104.15점을 기록해 50% 이상 배점 획득에 실패했다. 해당 항목이 과락 처리되면 조건부 재승인 혹은 재승인이 거부된다. TV조선은 ‘재차 과락이 나오면 재승인이 거부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아 통과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29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앞서 법원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개인적으로 굉장히 억울하고 법률가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방통위 직원들을 비롯한 모든 사람이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공정함을 지키려고 노력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소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점수 조작에 가담했다고 의심되는 양모 전 방송정책국장과 차모 전 운영지원과장,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윤모 교수는 모두 구속기소됐다. 이들에 대한 첫 재판은 다음 달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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